바닥, 천장, 벽 등 3면에 대형 스크린이 입혀진 이곳, 얼핏 보면 극장이나 몰입형 체험시설처럼 보입니다.
'영토주권전시관'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일본 도쿄 중심가에 자리 잡은 국립전시시설인데요.
대대적인 개선작업을 마치고 오늘 오후 재개장하면서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까지 마쳤습니다.
그런데 이 시설의 재개장을 두고 한국 등 주변 국가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토주권전시관의 홍보물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변국가들의 분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북방영토와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지만 이들 지역 중 일부에 대해 일본이 실질적인 관할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또 "일본은 영토, 주권과 관련된 정세에 대해 일본 영토·영해·영공을 단호히 지킨다는 방침에 근거해 냉정하게 대응하고 국제사회의 법과 질서를 존중하며 적절한 대응을 한다"는 내용도 볼 수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영토주권전시관은 독도와 쿠릴열도, 센카쿠열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입니다.
일본 정부는 영토주권전시관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2018년 도쿄 히비야 지역에 있던 전시관을 2020년 국회와 법원, 행정부처 등이 밀집한 도쿄 가스미가세키 지역으로 옮겨오면서 규모를 7배 확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초 독도와 센카쿠열도로 한정됐던 영유권 주장도 쿠릴열도로까지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간 방문객이 1만 명 수준에 그쳤고, 대대적인 내부시설 개선작업까지 실시해 결국 오늘 재개장을 했습니다.
가로 6미터, 세로 4미터의 대형 스크린을 3면에 설치해 일본 정부가 영유권을 주장 중인 각 지역의 풍경을 몰입감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또 다른 3개의 대화면에서는 영유권 분쟁 지역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이 담긴 애니메이션이 반복적으로 상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독도 등 영유권 분쟁지역이 일본 땅이라는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을 프로젝트 맵핑과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포장해 널리 알리겠다는 것이죠.
우리 외교부와 한국 내 역사 전문가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영토주권전시관의 폐쇄를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최근 발표한 외교청서에서도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에 비춰 볼 때 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는데요.
2026년부터 사용될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