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 강’ 놓고 날선 표현 주고받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안철수 후보(뒷줄 왼쪽에서 두번째)와 홍준표 후보(앞줄 맨 왼쪽)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안철수 후보가 1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을 주장하자 홍준표 후보가 “시체에 또 난도질 하는 그런 짓은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달라는 것이 ‘시체 난도질’이냐”며 반박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은 이제 탈당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탄핵된 전직 대통령의 탈당은 책임정치의 최소한”이라며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것이 우리당 쇄신의 첫 걸음”이라고 적었다. 안 후보는 “이대로면 대선은 필패”라며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해야만 정권 심판이 아닌 시대교체로 프레임을 전환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홍 후보는 이를 “시체에 다시 소금 뿌리고 그런 생각”이라며 비판했다. 홍 후보는 이날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사회·교육·문화 공약을 밝힌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에게 탈당하라는 소리를 하기가 참 난감하다. 정치 이전에 사람이 그러면 도리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후보는 “우리 당 후보로 정권교체 해줬고 정치를 잘못해서 탄핵됐지만 시체에 또 난도질하는 그런 짓을 하는건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안 후보는 이당 저당 하도 옮겼으니 그게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이 당을 30년 지켜온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의 발언이 알려지자 안 후보는 반박에 나섰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보수 재건을 위해,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을 막기 위해,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 탄핵당한 전 대통령께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달라는 것이 ‘시체에 난도질’이냐”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안 후보는 “오로지 본인의 정치적 이득만을 생각하는 (홍 후보의) 행보가 낯이 뜨거울 뿐”이라면서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고 어떻게 이재명을 이기겠나. 홍 후보의 행보는 이미 ‘패배선언’”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