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형 산불은 진화됐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 공무원들이 봄철 산불 조심 기간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뛰어든 이철우 경북 도지사가 4월의 절반가량을 휴가를 내면서, 이재민들 사이에선 차라리 사표를 내라는 쓴소리가 나옵니다.
이도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5개 시군을 휩쓸며 27명의 인명 피해를 내고, 1조 1천여억 원에 이르는 피해액을 남긴 경북 북부 산불.
최악의 산불이 진화된 지 보름도 안 된 지난 9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철우/경북도지사 (지난 9일)]
"저 스스로 판단할 뿐만 아니고 저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와서 이번에 출마를 해라…"
그러고는 이날을 포함해 주말을 제외하고 4월의 절반에 가까운 10일을 휴가를 냈습니다.
산불 피해 복구 대책회의도 이달 초부턴 도지사가 아닌 행정부지사가 맡고 있습니다.
화마에 집을 잃은 이재민 3천5백여 명은 여전히 임시주거 시설에 머물고 있습니다.
[산불 피해 이재민 A 씨]
"도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해야 하나, 양심이 있다면 저렇게 올라가서 있지 않습니다."
차라리 사표를 내란 소리도 나옵니다.
[산불 피해 이재민 B 씨]
"사표서를 내고 가셔야지, 휴가는 웬 말입니까?"
[산불 피해 이재민 C 씨]
"처음에 (도지사) 선거 운동할 때 뭐래? 주민들을 위해서 일한다 했잖아."
이 지사가 대선 출마 선언을 밝힌 날은 산불재난 국가 위기경보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가 발령 중이었고, 지금도 '경계' 단계가 유지 중입니다.
산림청은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불조심기간 동안 산불 경보 단계에 따라 공무원의 비상근무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철우 지사는 대선 경선과 도지사 업무를 병행 중이며 지난 주말에도 산불 피해 현장을 직접 다니며 점검하고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선 후보 등록부터 1차 경선 결과까지 불과 1주일이며, 끝까지 가더라도 2~3주인 데 3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장기간 복구 기간에 비하면 길지 않은 시간으로 복구 계획 초기에 대선 경선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장기적으로 복구에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MBC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 임유주(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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