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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 내세워 SNS 등에서 광고
해외 사이트 특성상 빠른 결제 취소·환불 어려워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룰루레몬을 사칭한 가짜 사이트 캡처 사진. 해당 사이트는 한국소비자원 국제거래 소비자포털 사이트에 사기의심 사이트로 등록됐다.
직장인 박모씨는 지난 7일 오전 SNS 광고를 통해 유명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룰루레몬’ 사이트에 접속했다. 룰루레몬 제품을 자주 구매하던 박씨는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할인 행사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총 130달러, 한화로는 약 18만5000원 상당의 제품을 구매했다.

결제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CVC 코드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국내외 결제 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사이트는 룰루레몬을 교묘하게 사칭한 ‘가짜 사이트’였다.

결제 직후 해당 사이트가 이상하다고 깨달은 박씨는 구매를 철회하려 했지만 취소 버튼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문의하기’ 메뉴에 있던 이메일 주소로 연락을 취했다.

다행히 사이트에 기재된 이메일 주소는 틀린 게 아니었다. 룰루레몬애틀라티카코리아의 공식 주소였다. 룰루레몬 측은 박씨에게 답신을 보내 해당 사이트의 구매 번호가 정식 구매 주문번호 형식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거래가 아님을 확신한 박씨는 결제에 이용한 신한카드에 연락해 승인 보류를 요청했다.

그러나 카드사로부터는 “즉각적인 승인 취소나 보류는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물건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확실해졌을 경우에 ‘이의 신청’을 통해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씨는 “사기 거래 정황이 명백한 상황임에도 카드사에서는 당장은 해줄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만 반복했다”며 “주변에도 소액이지만 비슷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있고, 피싱 범죄 기사가 연일 쏟아져 나오는 등 사회적인 문제인데도 정작 카드사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조치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선적으로 대금을 결제한 소비자나 물건을 판매한 가맹점 일방의 요청으로 결제 취소나 승인 보류를 할 수는 없다”며 “양쪽 모두의 의사를 확인하고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외 결제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글로벌 제휴사에 조사를 요청하고 결과가 나오면 환불이나 취소 조치가 이뤄진다”며 “비슷한 사례가 국내 가맹점에서 발생했다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던가, 비정상적인 거래를 곧바로 취소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룰루레몬의 경우 지난 7일 이후로만 9개의 사기의심사이트가 확인됐다. 국제거래 소비자포털 사이트 캡처
박씨 외에도 유명 브랜드를 사칭한 가짜 쇼핑몰 탓에 피해를 본 소비자는 한두 명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지난 2월까지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서 집계한 내용에 따르면,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를 사칭한 해외 쇼핑몰과 관련해 접수된 피해 상담만 106건에 달한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들 사이트는 공통적으로 공식 홈페이지와 유사한 주소(URL)을 사용하면서 SNS 광고를 통해 사람들을 유인했다. 룰루레몬의 경우 지난 7일 이후로만 9개의 사기의심사이트가 새롭게 등록되는 등 사칭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박씨 사례처럼 구매자가 직접 카드번호를 입력하는 일반결제 방식은 불법 거래 혹은 사기 사이트로 의심이 돼도 결제를 막을 장치를 도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처음 접하는 쇼핑몰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광고를 통해 판매 사이트에 접속했다면 해당 브랜드 또는 공식 유통업자가 운영하는 쇼핑몰이 맞는지 검색 포털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피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광고 화면, 구매·결제 내역을 캡처하는 등 증빙자료를 남겨두고, 해외쇼핑몰과 분쟁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서 도움을 요청하라고 전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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