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아내에 성인자녀까지 살해…계획 범행 정황도
전문가 "가족 스스로 어려움 극복할 기회마저 차단"
전문가 "가족 스스로 어려움 극복할 기회마저 차단"
(용인=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이 경찰에 체포됐다. 존비속을 가리지 않고 가족 구성원 5명이나 살해한 뒤 체포된 사건은 국내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일가족 5명 살해한 50대 가장 체포
(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 A씨가 15일 경기도 용인서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씨는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가족 5명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5.4.15 [email protected]
(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 A씨가 15일 경기도 용인서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씨는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가족 5명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5.4.15 [email protected]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씨를 전날 긴급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사업을 하던 중 계약자들로부터 '사기 분양'으로 고소당했으며, 이로 인해 엄청난 빚을 지고 민사 소송까지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가족들에게 채무를 떠안게 할 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광주경찰청에는 A씨를 상대로 한 사기 혐의 고소장이 접수된 상태이다.
이렇듯 A씨는 자신의 범행을 경제적 어려움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인 것처럼 진술하고 있으나, 유사 사건과 비교해봐도 그의 범행은 지나치게 과도한 측면이 있다.
A씨는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면제를 미리 준비했고, 가족들에게 먹이는 방법까지 범행의 상당 부분을 미리 계획했을 것으로 보인다.
5명이나 되는 피해자의 시신이 별다른 외상 없이 모두 집 안에서 발견된 점을 보면 A씨의 범행은 피해자들의 저항 없이, 단기간 내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 역시 A씨가 사전에 다각도로 범행을 계획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일가족 5명 살해한 50대 가장 체포
(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 A씨가 15일 경기도 용인서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씨는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가족 5명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5.4.15 [공동 취재] [email protected]
(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 A씨가 15일 경기도 용인서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씨는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가족 5명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5.4.15 [공동 취재] [email protected]
그뿐만 아니라 A씨는 이미 성인이 되었거나, 곧 성인이 될 10대 자녀까지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유사 사례와 차이점을 보인다.
지난달 9일 수원에서 40대 가장이 아내를 비롯한 일가족을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의 경우도 피해자는 미성년의 어린 자녀였다. 지난 2월 17일 충북 보은에서 40대 여성이 지인, 자녀 2명 등과 함께 자살 시도를 했다가 미수에 그친 사건도 마찬가지다.
비속 살해 사건의 경우 용의자가 '홀로 남겨질 어린 자녀에 대한 걱정' 등을 범행 동기로 언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A씨는 경제 및 생활면에서 자기 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는 성인 자녀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점에서 동기에 의구심이 생긴다.
이에 대해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자신이 가장이라는 생각에 성인이 된 자녀까지 모두 자신이 돌봐야 한다는 무리한 책임감과 그로 인한 좌절감을 가졌을 수 있다"며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들 자녀가 스스로 극복할 가능성 자체를 차단해버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 수가 5명에 이르는 점도 일반적이지 않다.
한 현직 경찰관은 "5명의 살인 피해자가 한 공간에서 동시에 발견되는 경우는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극히 이례적"이라며 "특히 가족 간 범행에서 존속 살인과 비속 살인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4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가족 5명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로 지난 15일 오후 긴급 체포됐다.
집 안에서 발견된 사망자 5명은 총 4개의 방에서 각각 숨져 있었으며, 육안으로 심각한 외상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기고 15일 새벽 승용차를 이용해 광주광역시 소재 오피스텔로 달아났다가 같은 날 오전 경찰에 검거됐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