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제품. 500cc 와인잔에 가득 채운 MLCC 가격은 3억 원에 달한다. 뉴스1
삼성전기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에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대규모로 공급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BYD에서 MLCC 공급에 대한 최종 승인을 얻어 본격 납품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MLCC는 전자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으로, 일종의 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PC, IT기기, 가전제품, 자동차 등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부품인 만큼 ‘전자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자동차에는 동력전달, 안전, 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부품에 최소 3000개에서 1만개의 MLCC가 탑재된다. 전장 부품이 대거 탑재되는 전기차에는 최대 1만8000개의 MLCC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MLCC는 일본 무라타·TDK, 한국 삼성전기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제품으로, 업계에선 삼성전기가 복수 공급업체로 참여하더라도 대규모 납품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으로 지난해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 테슬라를 누르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업체다. BYD는 올해 전기차 55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번 대규모 MLCC 공급 성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중국 BYD 본사 방문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달 중국발전포럼(CDF)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이 회장은 24일에 광둥성 선전으로 이동해 BYD의 본사를 방문했다. 당시 왕촨푸 BYD회장이 직접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BYD 본사를 방문한 것은 2018년 5월 이후 7년 만이다.
이 회장은 이틀 전인 22일에는 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해 레이쥔 회장과 회동하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의 행보를 두고 삼성이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전장 분야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직접 방문해 MLCC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기회 선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MLCC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도 전장용 MLCC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