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왼쪽부터 가나다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중앙포토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5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잠재적 경쟁자가 일제히 ‘한덕수 차출론’을 때렸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출마 여부) 최종 판단은 한 대행이 할 문제”라며 “경선하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땐 (차출론으로 인해) 조금 맥 빠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는 한 대행 차출론을 “어처구니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홍 후보는 “(한 대행 출마 시)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로 또 가는데 국민이 받아들이겠나”라며 “탄핵당한 윤석열 정권 국무총리를 한 분이 대통령을 하겠다면 국민이 납득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하자고 졸졸 따라다니던 이들처럼 참 어이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경제안보잔략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선명한 입장 차이를 드러내는 등 색깔이 서로 다른 세 후보가 한 대행 차출설에는 약속한 듯 날을 세운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장외 주자가 막판 단일화를 하거나 ‘빅텐트론’ 같은 시나리오가 공공연하게 거론되니 기존 주자의 불만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 대행이 출마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고 ‘마지막 소명’ 같은 애매한 말을 하니 경계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후보 등록을 마친 국민의힘은 16일 서류 심사를 통과한 1차 컷오프 명단을 발표한다. 이를 하루 앞둔 15일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공약 발표도 이어갔다.
홍 후보는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 직속 개헌추진단을 설치해 4년 중임제와 국회 양원제 도입 등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폐지 및 대법원 헌법재판부 설치 등도 공약으로 내놨다.
한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공지능(AI) 인프라 마련에 2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AI 3대 강국 ▶국민소득 4만 달러 ▶중산층 비율 70%를 달성하겠다는 ‘3·4·7’ 공약도 제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인스타그램.
나경원 후보는 이날 ‘드럼통에 들어갈지언정 굴복하지 않는다’고 적힌 팻말을 들고 드럼통에 들어간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나 후보는 YTN에 출연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많은 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을 보통 그렇게 (드럼통에) 비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민주당에 대한 악마화가 인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후보들과 잇따라 만난다. 오 시장은 16일 김 후보, 안철수 후보와 각각 조찬과 오찬을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