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울산 동구는 베트남어 등 다양한 외국어로 작성된 불법 투기 주의 현수막을 주요 지역에 내걸었다. 사진 울산 동구
최근 조선업의 활황세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국내 최대 조선업 도시인 울산 동구가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5일 울산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지역에서 적발된 불법 쓰레기 투기 건수는 461건에 달하며, 이 중 137건이 외국인 적발 사례로 나타났다. 2022년 5건(전체 142건), 2023년 26건(229건)에 비해 3년 만에 외국인 투기 적발 건수가 27배로 늘었다.

HD현대중공업 등 주요 조선소가 밀집한 울산 동구는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주민 등 40여 개국 외국인 96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거주하는 주택가 일대에서 쓰레기 불법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동구 주민 조모(50)씨는 "외부에서 보면 동네 쓰레기 투기가 별거 아닌 일 같아 보이지만, 막상 겪어보면 상당히 불편하다"며 "악취가 심해 지나가기가 힘든 곳이 많다. 음식물과 일반쓰레기를 같이 밤에 몰래 내다 버리는 게 가장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스리랑카 등 6개국 출신 외국인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쓰레기 무단투기 잠복조'. 이들은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외국인 밀집 주거지역 5곳에서 잠복하면서 감시 활동을 벌인다. 사진 울산 동구
동구청은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했다. 우선 스리랑카 등 6개국 출신 외국인들로 구성된 '쓰레기 무단투기 잠복조'를 운영, 불법 투기를 적발하고 있다. 이들은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외국인 밀집 주거지역 5곳에서 잠복하면서 감시 활동을 벌인다.

또 베트남어·우즈베크어 등 다양한 외국어로 작성된 불법 투기 주의 현수막을 주요 지역에 내걸었다. 다섯 개 언어로 번역된 쓰레기 배출 안내문 4800부를 제작해 배포했다. 이와 함께 이동형 감시 카메라 5대도 도입 예정이다. 이 카메라는 LED 화면을 통해 경고 문구를 표출하고, 불법 투기 시 경고음을 울리는 기능이 탑재돼 있어 효과가 기대된다.

이러한 외국인 근로자들의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는 쓰레기 배출 문화의 차이와 언어 장벽 때문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쓰레기를 구분하지 않고 비닐봉지에 담아 길거리에 내놓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다. 울산에서 여행사 가이드를 맡고 있는 송지은(39)씨는 "베트남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길에 그냥 버리는 일이 흔하며, 스리랑카나 인도는 더욱 심한 편"이라며 문화적 차이를 지적했다.
스리랑카 등 6개국 출신 외국인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쓰레기 무단투기 잠복조. 이들은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외국인 밀집 주거지역 5곳에서 잠복하면서 감시 활동을 벌인다. 사진 울산 동구
쓰레기 무단 투기 예방 활동에 참여 중인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출신 자원봉사자들은 "한국에서는 재활용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분류 방법이 어려워 혼란스럽다"며 "한국어 안내문만으로는 외국인들이 배출 방법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동구청은 쓰레기 무단 투기가 적발될 경우 최대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은 "쓰레기 무단 투기는 단순히 도시 미관을 해치는 문제가 아니라,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며 "외국인 주민 증가에 따른 갈등을 예방하고, 모두가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단속과 홍보를 지속해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826 "한국 어쩌나"...미국서 날아든 '비보' 랭크뉴스 2025.04.15
48825 이재명 “인생에서 보복한 적 없다... 대통령 돼 보여줄 것” 랭크뉴스 2025.04.15
48824 '드럼통'에 들어간 나경원‥민주 "우린 영현백 들어갈 뻔" 랭크뉴스 2025.04.15
48823 “한숨 돌렸다”...韓, 비상계엄 ‘충격’에도 국가신용등급 유지 랭크뉴스 2025.04.15
48822 [단독] 홍준표 쪽-명태균 1억원 돈거래 정황…“김영선 선거비용 5천” 랭크뉴스 2025.04.15
48821 대낮부터 난동 부린 남성…대마초 통 집어던져 [이슈클릭] 랭크뉴스 2025.04.15
48820 “남직원들은 나가라” 의원님의 공무원 폭행 공방…그날의 진실은? 랭크뉴스 2025.04.15
48819 건강 챙기는 Z세대, 술 대신 ‘버섯’ 먹는다 랭크뉴스 2025.04.15
48818 9호선 출근 열차 바닥서 '인분' 발견 소동…민원 10여건 랭크뉴스 2025.04.15
48817 이재명 "내란 사범에 분명히 책임 물어야…공수처는 대폭 강화"(종합) 랭크뉴스 2025.04.15
48816 '신입생 뽑지 마라' 의대생들 "새 정부와 협상"···교육부 "협상 여지 없어" 랭크뉴스 2025.04.15
48815 "한국 가면 무조건 사야 해"…일본인들 우르르 몰려와 사간다는 '이것' 랭크뉴스 2025.04.15
48814 [단독] 현대차 美관세 TF 신설…'공화당 4선' 전 의원도 영입 랭크뉴스 2025.04.15
48813 ‘노아의 방주’ 찾을까…튀르키예 아라라트산서 발굴 추진 랭크뉴스 2025.04.15
48812 “누군가의 봄이 되길”…경주서 익명의 기부자 폐지 판 돈 기부 [아살세] 랭크뉴스 2025.04.15
48811 [속보] 김성훈 경호차장 “4월 말 사퇴”…초유의 연판장에 백기 랭크뉴스 2025.04.15
48810 [속보] “中, 자국 항공사에 美보잉 항공기 인도 중단 명령” 랭크뉴스 2025.04.15
48809 중국 인플루언서, 미국인에게 “차라리 중국 와서 물건 사” 랭크뉴스 2025.04.15
48808 [속보] 김성훈 경호차장 “사퇴하겠다”···직원들 연판장에 백기 랭크뉴스 2025.04.15
48807 김성훈 경호처 차장, 내부반발에 "이달 내 사퇴" 랭크뉴스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