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욕조·캣타워 구입단가 부풀리기 가능성”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거처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사저 아크로비스타에서 관계자가 캣타워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국가 예산으로 관저에 고가의 캣타워 등을 설치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부풀려서 예산이 사용된 것 같다. 전반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15일 엠비시(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여러 군데 확인해 봤는데 500만원짜리 캣타워를 찾을 수가 없었다. 욕조도 확인해보니 수백만원 정도에 해당하고, 그렇다면 견적서 자체를 부풀린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캣타워를 국가 예산으로 구입했다가 들고나오면 횡령에 해당할 수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박 의원은 구입 단가가 부풀려졌다면 “누가 착복을 한 것인지 수사가 필요하고, 국고손실 등에 해당할 수 있어 예산이 잘못 사용된 부분, 착복된 부분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조국혁신당 의원총회에서는 대통령 관저 반출 물품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왔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혈세로 고가의 반려동물 물품을 구매하는 것은 도둑질이며, 혈세로 산 물건을 들고 나갔으니 명백히 횡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이사할 때 대통령 관저 비품 등을 가져가지 않았는지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같은 당 정춘생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관저 이전 과정의 위법성과 관저 내 호화시설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있어야 할 곳은 아크로비스타가 아니라 감옥”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2022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를 수주했던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당시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계약 관련 서류에 단가가 500만원으로 기재된 캣타워, 2000만원으로 기재된 히노키(편백) 욕조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21그램은 김건희씨를 후원했던 인테리어 업체로, 증축공사 면허가 없는데도 수의계약으로 대통령 관저 공사를 따냈다.
지난 11일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관저에서 퇴거할 때 캣타워 시설 일부가 아크로비스타로 옮겨지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윤석열 부부는 고양이 5마리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대통령 관저에 비해 협소한 아크로비스타에 캣타워 시설 일부만 뜯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 김건희씨 관련 업체가 캣타워 가격을 부풀려 나랏돈을 타낸 것 아니냐는 의혹 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