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스마트폰 등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대부분의 생산 시설을 중국에 둔 애플의 숨통을 틔워준 데 이어, 상당수의 자동차를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자국 회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전날 “누구도 봐주지 않겠다(Nobody is getting off the hook)”며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던 것을 하루만에 뒤집은 결정이다. 동시에 중국을 겨냥했던 관세가 오히려 자국 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대중 압박 전선에 ‘균열’을 자초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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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체 도울 것…그들은 시간이 필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일시적 관세 면제를 검토하는 대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동차 업체 일부를 돕기 위한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관세 면제를 검토하는 배경에 대해선 “그들(미국의 자동차 회사)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되던 부품을 이곳(미국)에서 만들기 위해 (생산시설을) 전환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그들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3일부터 국가 안보를 이유로 모든 수입 완성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핵심 부품에 대해선 다음달 3일부터 관세가 부과될 예정인데, 이를 당분간 유예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정이 이뤄질 경우 혜택은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회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GM과 스텔란티스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상당 물량을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포드는 미국 내 생산 비중이 80%가 넘지만 주요 부품은 주변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자동차 부품 관세 면제를 위해 백악관에 집중적인 로비전을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업체에 관세 혜택이 집중될 경우 현대·기아차 등은 상대적인 역차별를 받게 된다. 현지 소식통은 본지에 “미국 업체에만 혜택이 집중될 경우 해외 기업에 미국 투자를 요구할 명분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며 “만약 미국 기업에게만 유리한 관세가 부과될 경우 상호관세보다 오히려 더 큰 논란으로 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 직후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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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CEO 팀쿡과 대화…나는 유연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500만원 아이폰’ 논란에 휩싸인 아이폰 등 스마트폰 관세에 대해서 더 노골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이 관세 예외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애플의 CEO인) 팀쿡과 얘기를 나눴다”며 “나는 최근에 그를 도왔고, 나는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뭔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내 마음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며 “여러분도 그래야 한다. 여러분은 때로 벽을 돌아가거나 밑으로 가거나 위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상호관세 대상에서 스마트폰, 노트북 등을 제외하자, 13일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상대로 이용한 비(非)금전적 관세 장벽 및 불공정한 무역수지와 관련해 누구도 봐주지 않겠다(Nobody is getting off the hook)”며 스마트폰 등을 반도체 품목관세에 포함시킬 뜻을 밝혔다.
발표 시점에 대해선 “월요일(14일)에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지만, 그가 이날 언급한 내용은 오히려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 배제 조치를 상당히 오래 끌고갈 수 있을 거란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반면 미국에서 큰 반발이 나오지 않고 있는 의약품에 대해선 “머지 않은 미래에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자동차에 대해 하는 것(품목별 25% 관세)과 같을 것으로, 관세가 더 많을수록 회사들은 더 빨리 (미국으로) 이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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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뚫리는 ‘대중 압박’…“中의 대응 우려스럽다”
미국 업체들에게 사실상 혜택을 주기 위한 예외 조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정작 중국에 대한 관세 압박의 효과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의 움직임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을 방문해 경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과 관련 “그들은 오늘 만났는데 그 만남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미국을 망치게(screw) 할까‘를 파악하기 위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동맹국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은 통상에서 미국에 피해를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그들은 (방위 비용) 청구서를 내지 않기 때문에 우리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합류시켰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스마트폰 등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대부분의 생산 시설을 중국에 둔 애플의 숨통을 틔워준 데 이어, 상당수의 자동차를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자국 회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전날 “누구도 봐주지 않겠다(Nobody is getting off the hook)”며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던 것을 하루만에 뒤집은 결정이다. 동시에 중국을 겨냥했던 관세가 오히려 자국 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대중 압박 전선에 ‘균열’을 자초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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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체 도울 것…그들은 시간이 필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일시적 관세 면제를 검토하는 대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동차 업체 일부를 돕기 위한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관세 면제를 검토하는 배경에 대해선 “그들(미국의 자동차 회사)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되던 부품을 이곳(미국)에서 만들기 위해 (생산시설을) 전환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그들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웨스트윙에 도착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3일부터 국가 안보를 이유로 모든 수입 완성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핵심 부품에 대해선 다음달 3일부터 관세가 부과될 예정인데, 이를 당분간 유예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정이 이뤄질 경우 혜택은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회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GM과 스텔란티스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상당 물량을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포드는 미국 내 생산 비중이 80%가 넘지만 주요 부품은 주변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자동차 부품 관세 면제를 위해 백악관에 집중적인 로비전을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업체에 관세 혜택이 집중될 경우 현대·기아차 등은 상대적인 역차별를 받게 된다. 현지 소식통은 본지에 “미국 업체에만 혜택이 집중될 경우 해외 기업에 미국 투자를 요구할 명분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며 “만약 미국 기업에게만 유리한 관세가 부과될 경우 상호관세보다 오히려 더 큰 논란으로 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 직후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캘리포니아 몬테벨로에 있는 포드 자동차 대리점에 포드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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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CEO 팀쿡과 대화…나는 유연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500만원 아이폰’ 논란에 휩싸인 아이폰 등 스마트폰 관세에 대해서 더 노골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이 관세 예외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애플의 CEO인) 팀쿡과 얘기를 나눴다”며 “나는 최근에 그를 도왔고, 나는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뭔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 1월 20일 워싱턴DC 미국 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스마트폰 관세와 관련해 팀쿡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가.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내 마음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며 “여러분도 그래야 한다. 여러분은 때로 벽을 돌아가거나 밑으로 가거나 위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상호관세 대상에서 스마트폰, 노트북 등을 제외하자, 13일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상대로 이용한 비(非)금전적 관세 장벽 및 불공정한 무역수지와 관련해 누구도 봐주지 않겠다(Nobody is getting off the hook)”며 스마트폰 등을 반도체 품목관세에 포함시킬 뜻을 밝혔다.
발표 시점에 대해선 “월요일(14일)에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지만, 그가 이날 언급한 내용은 오히려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 배제 조치를 상당히 오래 끌고갈 수 있을 거란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반면 미국에서 큰 반발이 나오지 않고 있는 의약품에 대해선 “머지 않은 미래에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자동차에 대해 하는 것(품목별 25% 관세)과 같을 것으로, 관세가 더 많을수록 회사들은 더 빨리 (미국으로) 이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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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뚫리는 ‘대중 압박’…“中의 대응 우려스럽다”
미국 업체들에게 사실상 혜택을 주기 위한 예외 조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정작 중국에 대한 관세 압박의 효과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토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나란히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외교 소식통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인의 필수품인 자동차와 아이폰의 가격이 폭등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부담 뿐만 아니라 ‘폭동’에 가까운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된다”며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한 예외 조치는 불공정 무역 논란은 물론, 중국에게 반격을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의 움직임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을 방문해 경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과 관련 “그들은 오늘 만났는데 그 만남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미국을 망치게(screw) 할까‘를 파악하기 위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동맹국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은 통상에서 미국에 피해를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그들은 (방위 비용) 청구서를 내지 않기 때문에 우리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합류시켰다”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대학 미식축구 챔피언인 오하이오 주립 버키스를 초청해 팀의 우승 시즌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한 후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통한 대미 ‘항전’을 준비하는 움직임과 관련해 “중국의 움직임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희토류 제한은 매우 신중하게 검토되고 있고, 우리도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