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성적 부여 피하는 수강 철회 등 안내
학장 “복귀하면 학업 돕겠다는 취지”
고려대 등 타 대학, 순차적 유급 통보
서울지역 한 의과대학 학생이 14일 대학 도서관에서 흰색 가운을 의자에 걸어둔 채 공부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전국 의대생 복귀율(수업 참여율)과 관련해 “꾸준히 증가 추세지만 더 지켜보는 게 의미 없다고 판단되면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건국대 의대가 의대생들에게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도 유급 처분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을 안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업 거부 의대생에 대한 엄격한 학칙 적용 약속을 무색케 하는 ‘꼼수’란 비판이 나온다. 타 전공 학생들은 ‘의대생 아니면 꿈도 못 꿀 특혜’라며 학교를 성토하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 등은 수업에 불참하는 의대생들에 대해 유급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와 의학 교육계도 ‘학칙대로’란 원칙을 재확인했다. 대규모 유급 사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대학별로 수업 거부 의대생에 대한 처분 수위가 다를 경우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건국대 의대는 지난 11일 ‘수업 참여 및 학사운영 안내’를 주제로 온라인 화상 간담회를 열었다. 학교 측은 이 자리에서 의대생들에게 유급 처분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을 안내했다.

수업 거부 중인 신입생들에게 ‘수강 철회’를 열어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등록 후 수업을 거부 중인 신입생은 교양과목 시험 응시에 필요한 총 수업 시수의 3분의 1을 채우지 못했다. 학칙상 시험을 보지 못하면 F를 받고 유급된다. 하지만 수강 철회를 하면 성적이 부여되지 않는다. 유급 처분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생물학과 기초화학 등 교양과목은 온라인으로 출석만 하면 수업 참여 여부와 관계 없이 시험을 치러 학점도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본과 1, 2학년에게는 재시험 기회를 주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일 건국대 의대 학장은 국민일보에 “복귀하면 최선을 다해 학업을 돕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른 학과 학생들은 물론 의대 교수들도 지나친 특혜라고 성토하고 있다. 서울지역 한 의대 교수는 “내년도 의대 정원 동결, 2024·2025학번 분리 수업 등 정부와 대학이 기회를 줬는데도 돌아오지 않으면 학생 스스로 학습권을 포기한 것이다. 포기한 권리까지 보호해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의대생 유급 처분은 이번 주 본격화된다. 고려대는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본과 3, 4학년 120여명에게 유급 예정 통보서를 보내기로 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학생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학교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세대는 15일 본과 4학년 중 최종 유급 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본과 4학년부터 순차적으로 유급 발표가 이뤄진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대학들이 학칙을 원칙대로 적용하라는 취지다.

강성 의대생들은 유급 조치는 학교 재량에 달렸다고 본다. 또 의대생 유급·제적 문제가 정부와 국회, 의료계의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의대생은 “대학이 스스로 원칙을 허물면 강경파들에게 명분 없는 투쟁을 지속할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도 원칙 대응 입장을 재확인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의대생) 복귀율을 산출할 때 모수는 등록 후 수업에 응당 참여해야 하는 의대생 전체”라고 밝혔다. 수업 복귀율 산출 시 모수에서 유급생을 빼 복귀율이 높은 것처럼 꾸미지 않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이어 “복귀율은 꾸준히 증가 추세지만 더 지켜보는 게 의미 없다고 판단되면 의대 모집 인원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복귀율이 낮을 경우 2026학년도 ‘증원 0명’ 방침을 철회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111 트럼프 vs 하버드 정면충돌…‘돈싸움’도 마다않겠다?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15
44110 '유창한 영어 실력' 北안내원…'김정은 후계자' 묻자 보인 반응 랭크뉴스 2025.04.15
44109 소방 "지하 20m까지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구조견도 투입" 랭크뉴스 2025.04.15
44108 11년 만에 골프장만 겨우 개장…인천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민망한 현주소 랭크뉴스 2025.04.15
44107 한동훈 입에서 나온 단어 "주가조작"‥누구를 겨냥? 랭크뉴스 2025.04.15
44106 안철수 "조선제일검 한동훈, 이재명에 가장 쉬운 상대" 왜 랭크뉴스 2025.04.15
44105 대선 경선 레이스 돌입…주자들 각축전 속 잰걸음 랭크뉴스 2025.04.15
44104 ‘방첩사 계엄 문건’ 알고 보니 北해킹 메일…120명 털렸다 랭크뉴스 2025.04.15
44103 中 3월 수출 12.4%↑…”관세 부과 전 주문으로 일시적 급등” 랭크뉴스 2025.04.15
44102 '불출석 패소' 권경애 변호사 "기사화했으니 각서 무효"‥유족 측 "조건 없었다" 랭크뉴스 2025.04.15
44101 "미국에 700조 투자"...엔비디아 '반도체 1위' 굳힌다 랭크뉴스 2025.04.15
44100 美 민감국가 지정 못 피한 정부 "교섭 지속…시간 필요할 듯" 랭크뉴스 2025.04.15
44099 美 '韓 포함 민감국가 리스트' 발효…과학·산업협력 차질 우려 랭크뉴스 2025.04.15
44098 ‘이완규·함상훈 지명철회 촉구 결의안’ 국회 운영위 통과 랭크뉴스 2025.04.15
44097 [속보] 용인 아파트서 일가족 추정 5명 살해 혐의 50대 검거 랭크뉴스 2025.04.15
44096 尹 ‘다 이기고 돌아왔다’ 발언에 전한길 “예수님 같다” 랭크뉴스 2025.04.15
44095 용인 아파트서 일가족 추정 5명 숨진 채 발견…살인 혐의 50대 체포 랭크뉴스 2025.04.15
44094 [단독] '청부 민원' 류희림, 계엄 뒤 휴대폰 2번 교체‥'왜 바꿨냐' 물었더니 랭크뉴스 2025.04.15
44093 “이재명 땡큐”… 주가 2배 뛰자 딱 45억원어치만 주식 판 코나아이 대표 랭크뉴스 2025.04.15
44092 "얼마나 맛있길래"…1억개 팔린 이장우 호두과자, '성심당 본진' 진출 랭크뉴스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