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 측 “공소절차 위법, 각하해야…방어권에 지장”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형사재판이 열리는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입구가 통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민간인 신분으로 출석한 형사재판 첫 공판에서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었다”는 등의 궤변을 반복했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을 판단했는데도 “계엄은 늘상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며 상황을 합리화하는 발언을 늘어놨다. 계엄군의 국회 본청 진입이나 영장 없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과 관련해선 “내가 지시한 게 아니다” “부하들이 오해한 것”이라며 남 탓으로 돌렸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총 82분에 걸쳐 그간 헌재 탄핵심판 변론에서 주장했던 ‘경고성 계엄’과 ‘질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병력 투입’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헌재 변론 때 한 일부 진술을 뒤집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가 계엄을 해제할 것이기 때문에 길어야 반나절, 하루밖에 갈 수 없는 계엄이었다”며 “과거 장기 집권을 목표로 했던 계엄, 군사 쿠데타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앞서 탄핵심판 변론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결의안) 안건 상정 등 절차 때문에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계엄을 해제하려고 해도 며칠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답변서에 썼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에 진입해 기자를 포함한 민간인을 위협한 것에 대해서도 이미 언론을 통해 여러 영상 증거까지 나왔음에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배치된 인력이었고, 이들도 민간인 충돌을 피해 계속 도망 다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들어갈 사람은 (국회에) 다 들어갔고, 엄연히 들어갈 수 있는데도 민주당 (이재명)대표가 사진을 찍으면서 완전히 쇼를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벌어진 일에 대해 부하들을 탓하거나 이전 정부를 탓하는 것도 탄핵심판 변론 때와 비슷했다. 그는 군인들이 소극적으로 지시를 이행했거나, 지시 이행을 거부한 부분에 대해선 자신이 지시해서 그렇게 된 것처럼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당시 민주당사와 여론조사 꽃 등에 군을 투입하라고 지시했다는 검찰 주장에는 “지시한 바도 없고, 나중에 병력이 출동한다는 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듣고 ‘거기는 안 된다. 즉각 중지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 병력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다가 퇴각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꽃 사무실로 출동한 유재원 국군방첩사령부 사이버보안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지시가 물리적으로 이행 가능한지 의문이고 적법한지 모르겠다고 봤다”며 “고민 끝에 과장들에게는 ‘가지 말라’고 했고, 이하 직원들에겐 아예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김 전 장관 등과 계엄을 사전 모의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는 “원래도 군 간부를 만나면 외교 안보나 국정에 관한 얘기를 다 해준다. 늘 경계 태세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라며 “이걸 놓고 사전 모의라고 하는 것은 코미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계엄은 장기 집권을 위한 군정 실시를 목표로 한 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의 기소가 위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다며 재판부가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갑근 변호사는 “언제 어떤 모의가 있었는지, 구체적 행동을 지시한 사람 등이 드러나지 않은, 피고인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가져오는 위법한 공소장”이라며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아 피고인이 무엇을 다퉈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또 증인신문 절차와 검찰 진술 조서 등과 관련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이날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제1특전대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윤 변호사는 “검찰이 군검찰로부터 언제 기록을 받았는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기록을 송부받을 때 이후에 받은 것인지가 특정돼야 한다”며 “수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받은 기록이라면 당연히 쓸 수 없는 기록이고, 증거기록이 정리된 후에 증인신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조 단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기일에 출석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 내부에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341 러 "전승절 열병식에 20여국 정상 모일 것"…김정은도 올까 랭크뉴스 2025.04.15
44340 "출퇴근길 많이 보이더니"…오세훈 야심작 '기동카', 누적충전 1000만 건 돌파 랭크뉴스 2025.04.15
44339 한덕수 “트럼프와 통화해 관세 충격 완화”…민주당 “대선 놀음” 랭크뉴스 2025.04.15
44338 "박나래, 그렇게 방송하면 안됐다"…프로파일러 일침, 왜 랭크뉴스 2025.04.15
44337 대출 실행 대가로 시행사에 수억원 받은 증권사 본부장 구속 랭크뉴스 2025.04.15
44336 어대명 vs 反재명…민주 3파전-국힘 11파전, 경선 전쟁 시작됐다 랭크뉴스 2025.04.15
44335 직원 연판장 돌자…김성훈 경호차장 “이달 말 사퇴” 랭크뉴스 2025.04.15
44334 홍준표 "'약자 동행' 잇겠다"... 오세훈은 'USB' 건네줬다 랭크뉴스 2025.04.15
44333 이재명 “공수처 강화해 수사기관 상호 견제” 검찰개혁 의지 천명 랭크뉴스 2025.04.15
44332 아침 숙취 주의!…출근길 음주운전 잇따라 적발 랭크뉴스 2025.04.15
44331 땅꺼짐 사고 절반은 ‘하수관 손상’…정비 시급 랭크뉴스 2025.04.15
44330 [단독] '회장님 술 접대' 후 '제보자 색출'?‥무용학과 교수의 '협박' 랭크뉴스 2025.04.15
44329 EU-美 첫 관세협상… 자동차 상호 무관세·中 철강 과잉 공급 논의 랭크뉴스 2025.04.15
44328 "폐소공포증 답답해" 제주공항 이륙 준비 중 비상문 개방 랭크뉴스 2025.04.15
44327 증명서 떼러 경찰서 갔다가…살인미수 피의자, 16년 만에 덜미 랭크뉴스 2025.04.15
44326 삼성전기, BYD 등에 수천억대 부품 공급 랭크뉴스 2025.04.15
44325 진화위, '남로당 프락치 활동 자백강요' 진실 규명..."김일성 앞잡이 누명" 랭크뉴스 2025.04.15
44324 윤 정부 원전 수출 정책 탓?‥오늘부터 '민감 국가' 발효 랭크뉴스 2025.04.15
44323 박나래 측, 도난 사건 피해자 진술 마쳤다 랭크뉴스 2025.04.15
44322 "가방엔 타이어 자국" 부모 분통…초등생 뺑소니범, 음주운전이었다 랭크뉴스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