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인터뷰] 영창실리콘 박은홍 대표
내 길인지 스스로 묻고 답 찾아
부친 이어 ‘직원 제일주의’ 실천
2차 전지용 케이블 개발…매출 성장 주도

“아버지 회사를 이어받을지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입사 초엔 이게 내 길이 맞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전선·케이블 전문 제조업체 영창실리콘의 박은홍 대표(46)는 ‘오너 2세 CEO’다. 하지만 ‘물려받은 자리’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그는 스스로의 길을 찾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을 들였다.

지난 8일 서울 가산동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몇 개월간 매일같이 ‘이 일이 나랑 맞나?’를 스스로에게 물었다”며 “직원들과 부대끼며 같이 일해보니, 결국 이 길이 내 길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은홍(맨 오른쪽) 영창실리콘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 이후 (왼쪽부터) 이상근 차장, 윤병훈 차장, 윤정현 본부장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용선 기자

영창실리콘은 박 대표의 부친인 박현우 회장이 1986년 창업한 중소기업이다. 40년 가까이 내열 실리콘과 산업용 전선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박 대표는 2009년 입사해 생산, 구매, 품질, 수출까지 전 부서를 두루 거쳤고, 2019년 대표직을 맡으며 본격적인 2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입사 전까진 증권사에 다녔어요. 외부에서 일해보니 경영이라는 게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조금은 감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더 망설였고, 더 준비하려 했죠.”

박 대표의 첫 번째 성과는 ‘부자 합작’으로 이뤄졌다. 2018년부터 2차 전지용 케이블 개발에 뛰어든 것. 기존의 산업용 전선을 넘어 모빌리티 산업 변화에 맞춘 전략적 판단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박현우 회장이 지휘봉을 잡고, 박 대표가 실무를 맡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후 박 대표는 대표 취임과 동시에 양산체제를 구축했고, 현재 이 사업은 영창실리콘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당시만 해도 2차 전지 케이블 사업은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5년 만에 전체 매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게 됐죠. 저희 매출도 2019년 120억 원에서 지난해 200억 원까지 늘었고요.”

영창실리콘의 핵심 제품인 전기차 2차 전지용 케이블(사진 속 주황색). /영창실리콘 제공

무엇보다 박 대표는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사람’에서 찾는다. 영창실리콘의 경영 철학은 부친 때부터 내려온 ‘직원 제일주의’다.

“직원이 있어야 회사도 있죠. CEO가 독단적으로 뭔가를 하기보다는, 구성원들과 방향을 같이 고민하고, 중요한 결정은 대표가 책임지는 식이 저희 스타일입니다.”

지분 승계는 아직이다. 박 대표는 향후 상속공제 제도를 활용한 합리적인 승계를 준비 중이다. 박현우 회장은 현재 회사의 경영 고문으로 남아,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부친부터 이어온 직원 제일주의를 바탕으로 앞으로 40년의 영창실리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822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강제추행 혐의 인정 "깊이 사과" 랭크뉴스 2025.04.16
44821 ‘초고속 산불’에도 인명 피해 ‘0’…무엇이 달랐나? 랭크뉴스 2025.04.16
44820 치료인 척 연쇄 살인…환자 15명 숨지게 한 의사, 독일 충격 랭크뉴스 2025.04.16
44819 20세 최연소 사시 합격자, 김앤장 퇴사 후 대학원 진학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5.04.16
44818 백악관 “대중 관세 최대 245%” 과시형 공세…중 “웃기는 숫자놀음” 랭크뉴스 2025.04.16
44817 이재명, 타임지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블핑 로제도 포함(종합2보) 랭크뉴스 2025.04.16
44816 이재명, 타임지 '올해의 100인' 선정…"대선 승리 유력한 후보" 랭크뉴스 2025.04.16
44815 카이스트표 '마법샴푸' 불티나더니…이번엔 '칙칙' 뿌리면 단숨에 풍성해진다? 랭크뉴스 2025.04.16
44814 “빚 떠안을까봐” 일가족 5명 살해 50대 가장...경찰, 구속영장 신청 랭크뉴스 2025.04.16
44813 한 달 반 남은 권한대행이 '관세 협상' 주도‥트럼프 압박에 끌려가나? 랭크뉴스 2025.04.16
44812 관세 협상 트럼프 직접 등판 소식에, 일본 긴장 “전략 수정 불가피” 랭크뉴스 2025.04.16
44811 헌재 韓 지명 위헌가능성에 주목…민주 "당연한 판결" 국힘 "편향된 판결" 랭크뉴스 2025.04.16
44810 ‘대통령 고유 권한 자의적 행사’ 비판 불가피…한덕수, 조기대선 앞두고 국정 리더십 타격 랭크뉴스 2025.04.16
44809 이재명, 타임지 선정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종합) 랭크뉴스 2025.04.16
44808 "몸이 너무 간지럽다"…대학교 남자기숙사 발칵,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4.16
44807 대선 전 헌소 본안 판단 가능성 희박···한덕수 ‘헌법재판관 2인 지명’ 사실상 무산 랭크뉴스 2025.04.16
44806 ‘1박 2일’ 베란다 갇힌 노인…순찰 경찰관이 구조 랭크뉴스 2025.04.16
44805 "편히 살다 가겠소, 징하게 감사허요"…1500명 움직이게 한 80대 할머니의 진심 랭크뉴스 2025.04.16
44804 "엄마라서 포기 못 해"‥세월호 '준영 엄마'의 약속 랭크뉴스 2025.04.16
44803 효력 정지된 한덕수의 도발, ‘대망론’도 함께 꺼지나 랭크뉴스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