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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판이 주말 사이 요동쳤다. 국민의힘 유력 주자로 꼽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13일엔 유승민 전 의원이 경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와중에 ‘한덕수 차출론’은 더 커지는 모양새지만 정작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당내에선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의 이탈로 중도 공략에 차질이 생기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오 시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수 쇄신을 불출마 사유로 내세웠지만, 질의응답에선 ‘한덕수 차출론’과 관련해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오 시장은 “지난 일주일간 당의 모습을 보면서 깊은 아쉬움과 염려를 지울 수 없었다”며 “대통령 하겠다는 분은 본인의 의지와 결단력이 중요하다. 총리께서 스스로의 결단과 의지로 임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11일 오후만 하더라도 13일로 예정된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면서 지지를 당부했다. 정작 다수 의원은 “한덕수 대행까지 포함해 대선판을 키워봐야 한다”는 식으로 반응했다. 그날 오후 6시쯤에는 성일종·박수영 의원 등 50명이 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 대행 대선 출마 촉구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회견 날짜는 오 시장이 출마 선언을 예고한 13일이었다. 오 시장은 당 지도부 등에게 “이러면 당내 주자가 뭐가 되느냐”는 취지로 서운함을 피력했다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에선 ‘이미 내부 조사에서도 한 대행이 앞서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11일 저녁 늦게 최측근 참모에게 불출마 뜻을 전했다. 결심 전 별도 회의는 없었고, 퇴근 후 1시간 넘게 혼자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오 시장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직후인 12일 오후 한 대행을 별도로 만났다. 한 대행의 출마 여부에 관한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

유승민 전 의원도 13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보수 대통령이 연속 탄핵을 당했음에도 당은 제대로 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거부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패배 후 기득권에 집착하는 모습에 분노한다”고 꼬집었다.



출마여부 언급 없는 한…‘무소속 출마후 단일화’ 카드는 남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13일 대선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청년 토크쇼에서 강연하는 모습. [뉴시스·연합뉴스]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데에는 경선룰에 대한 문제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100%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는 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참여를 막는 여론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역선택 방지 조항은 국민을 모욕하는 경선 룰”이라고 공개 비판했었다. ‘한덕수 차출론’도 경선 불참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다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경선 불출마를 밝혔을 뿐, 추후 무소속 출마 등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처럼 오 시장과 유 전 의원 불출마에 ‘한덕수 차출론’이 영향을 끼쳤음에도 정작 한 대행은 출마 여부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대행은 14일 국무회의에서도 거취 문제에 대해선 함구할 방침이다.

국무총리실 핵심 관계자는 “여러 상황이 (한 대행의) 출마를 종용하는 형국에 대해 불편해하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이미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직간접적으로 한 대행에게 경선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이럴 때마다 한 대행은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심지어 “이른바 ‘쌍권’ 지도부가 한 대행이 머무르는 총리 공관을 직접 찾아가 경선 참여를 설득했다”는 얘기가 주말 사이 퍼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권영세 위원장은 “한 대행을 찾아갔다는 것은 낭설”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등록은 15일까지라 물리적으로 한 대행이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한 대행이 추후 출마 결심을 굳힌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내달 3일 결정될 국민의힘 대선후보 및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모두 아우르는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 시나리오가 일각에선 거론되고 있다.

한덕수 출마설에 대해 민주당은 맹공을 가했다. “국정을 볼모로 대권을 저울질”(김성희 대변인), “꼴불견으로 대선 출마 간만 보지 말라”(조승래 수석대변인) 등이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지난 을사(1905년)엔 이완용, 이번 을사(2025년)엔 한덕수. 을사마다 탐관오리”라고도 썼다. 다만 민주당은 정작 한 대행을 겨냥한 ‘재탄핵’ 카드는 꺼내들지 않고 있다. 재탄핵이 오히려 한 대행의 정치 체급을 올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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