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겹치지 않는 김문수·나경원은 무덤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갈 길 잃은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을 지지하던 표심은 어디로 갈까.
오세훈 시장이 6·3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유승민 전 의원이 경선에 불참하면서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 안철수 의원은 두 사람을 향한 표심이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자신하며 구애에 나섰다. 반면 오 시장, 유 전 의원과 지지층이 비교적 겹치지 않는 것으로 평가받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나 나경원 의원은 애써 무덤덤한 반응이다.
국민의힘은 22일 1차 컷오프 대상 4명을 선정한다. 21일부터 이틀간 역선택 조항을 넣은 100% 일반 여론조사를 통해 가린다. 이후 29일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절반씩 반영한 2차 컷오프를 통해 결선투표 진출자를 2명으로 압축한다.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의 갑작스러운 경선 레이스 이탈이 1·2차 컷오프 과정에서 주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한 전 대표와 홍 전 시장, 안 의원은 반사이익을 기대했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13일 통화에서 "오 시장과 유 전 의원 지지층은 모두 개혁과 변화, 중도 확장에 요구를 갖고 있다"며 "한 전 대표가 지지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의원 측도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이 추구했던 가치와 안 의원이 지향하는 노선이 다르지 않다"면서 "안 의원이 두 사람 대안으로 부각되고 이들의 표심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4강이 재편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당초 김문수-한동훈-홍준표-오세훈의 4강 구도 밖에 있던 안 의원이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전 시장도 오 시장과 자신들의 지지세력이 겹친다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 측 현직 의원은 통화에서 "오 시장 밑에 있던 지지세력이 벌써 홍 전 시장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장담했다.
이들은 향후 경선 과정에서 오 시장, 유 전 의원이 주장해온 공약들을 강조할 전망이다. "오 시장이 대선 핵심 어젠다로 당부한 '약자와의 동행'은 당대표 시절부터 일관해온 '격차 해소'와 같다"(한 전 대표), "내가 (유 전 의원이 강조한) 따뜻한 보수로 다시 세우겠다"(안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지지층이 겹치지 않는 김 전 장관과 나 의원은 두 사람의 대선 불출마, 경선 불참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김 전 장관 측은 "오 시장 등이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유불리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나 의원 측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