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코스닥 상장사 CB 전환가액 줄줄이 내림세
전환가액 내려가면 전환 주식 수 늘어 ‘오버행’ 부담

미국 관세 정책 여파로 증시가 하락하면서 상장사들이 발행한 전환사채(CB) 전환가액이 연이어 하락하고 있다. 전환가액이 떨어지면 주식으로 전환할 때 발행할 수 있는 주식 수가 늘어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커진다. 해당 상장사에 투자한 개인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일부 상장사는 전환가액이 이미 최저 한도까지 떨어지면서, 조기상환청구(풋옵션)에 따른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일 HLB생명과학은 CB 전환가액을 기존 1만713원에서 7500원으로 내려 잡았다. 이 기업 주가는 트럼프발 관세 이슈가 본격화한 이달 3일 이후로 12.4% 하락했는데, 전환가액 조정일인 어제 최근 주가 하락을 반영해 가격을 재산정했다. 이 금액은 이 기업이 내릴 수 있는 최저치로, 가격이 낮아지면서 전환가능한 주식 수도 약 46만주에서 66만주로 늘어났다.

전환사채(CB·Convertible Bond)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보유 기간 중 주가가 크게 오르면 투자자는 이 채권을 약속한 전환가액에 주식으로 바꿔 시세 차익을 얻는다. 다만 주가가 부진하면 이를 주식으로 바꾸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해 원금과 이자를 받는다.

그래픽=손민균

최근 미국발 관세 여파로 코스닥 주가가 부진하면서 상장사들이 발행한 CB 전환가액이 최저 한도(보통 최초 전환가액의 70%) 가까이 내려가는 모양새다.

HLB생명과학 외에도 엑스큐어, 소니드, HLB테라퓨라틱스, 나노캠텍, 셀루메드, 해성옵틱스 등이 이달 최근 주가를 반영해 전환가액을 내려 잡았다. 빌리언스, 에프엔씨엔터, 제테마 등의 전환가액은 이달 최저한도 근처까지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2월 고점 대비 11% 빠진 695대를 기록하고 있다.

상장사들은 길어지는 증시 부진에 풋옵션 행사 기간을 앞두고 고심이 커지고 있다. CB 발행 기업 상당수가 재무건전성이 낮은 코스닥 상장사다. 만약 주가가 계속 하락해 최저 전환가액을 밑돌면 채권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을 포기하고 풋옵션을 행사해 현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하면 기업이 투자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자금 사정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개인 투자자의 피해도 크다. 회사가 전환가액을 내리면 CB 투자자는 채권을 더 많은 물량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만약 채권 투자자가 낮은 가격에 주식을 발행해 대량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 주가 하락의 부담은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주식 수 증가로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는 것도 큰 부담이다.

앞으로도 CB 전환가액 하향 조정에 따른 우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6조원)과 2023년(5조6000억원) 약 11조원 규모로 발행된 CB가 전환가액 조정 및 풋옵션 청구 기간을 앞두고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변동성이 큰 코스닥 시장의 특성상, 아직 남아 있는 관세 리스크를 비롯한 각종 불안 요인들이 증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주가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CB의 오버행 부담이 부각될 수 있는 만큼,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472 "많은 사람 구속해봤지만‥이게 왜 내란?" 큰소리 랭크뉴스 2025.04.15
48471 유엔 "미얀마 강진 잔해 트럭 12만5천대 분량" 랭크뉴스 2025.04.15
48470 [사설] ‘평화 계엄’ 주장한 尹… 여전한 궤변과 책임 떠넘기기 랭크뉴스 2025.04.15
48469 “10년 내 세상 바꿀 양자컴퓨팅 리더 찾아라” 미 DARPA, 옥석 가리기 프로젝트 랭크뉴스 2025.04.15
48468 쿠르스크 주민들 "우린 지옥에 살았다"...조국 러시아 원망 랭크뉴스 2025.04.15
48467 블루 오리진, 여성만 탑승한 우주선 발사…1963년 이후 처음 랭크뉴스 2025.04.15
48466 누적 부채 21조에 'KTX 교체' 임박…적자구조 개선 논의 필요 랭크뉴스 2025.04.15
48465 비상계엄 당시 ‘상관 지시 거부’한 군 지휘관 “항명죄로 징역형 구형 박정훈 대령 떠올랐다” 랭크뉴스 2025.04.14
48464 지하 공사장 인근 땅이 꺼진다…서울·부산 계속되는 '발밑 공포' 랭크뉴스 2025.04.14
48463 오늘·바로·지금…‘새벽’으론 부족한 배달 경쟁 랭크뉴스 2025.04.14
48462 [Who] 트럼프 관세 정책 핵심… 경제 책사 ‘스티븐 미란’ 랭크뉴스 2025.04.14
48461 폐기될 샌드위치 노숙자 나눠줬다가 해고된 프랑스인 랭크뉴스 2025.04.14
48460 "2년 전 지반 불량 지적했는데‥" 위험 신호 무시했다가 피해 커졌나? 랭크뉴스 2025.04.14
48459 가짜 신분증으로 전자담배 구매…규제 빈틈 노린 학교 앞 ‘무인 판매점’ 랭크뉴스 2025.04.14
48458 中의존의 덫…삼성은 제조기지 이전했는데 탈중국 못한 애플, 왜 랭크뉴스 2025.04.14
48457 尹, 93분간 셀프 변론… “공소장 난잡” 검찰 직격 랭크뉴스 2025.04.14
48456 [단독] "한국무용은 술도 잘 마셔" 무용학과 교수님의 '술 접대'와 '갑질' 랭크뉴스 2025.04.14
48455 일본은 하루에 60명씩 ‘고독사’…대부분 남성 랭크뉴스 2025.04.14
48454 오아시스, 티몬 인수예정자 선정… “실질 인수대금 181억원 수준” 랭크뉴스 2025.04.14
48453 뇌물 155억 약속 받고 62억 챙긴 정하영 전 김포시장 기소 랭크뉴스 202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