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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용산공원 예산 과도" 지적에
LH 용산공원 홍보 용역 맡기로
내부에선 "왜 우리에게?" 뒷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3년 11월 9일 제61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소방대원 가족들의 손을 잡고 서울 용산어린이공원 잔디마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 홍보로 논란을 빚은 용산공원을 홍보하는, 정부가 꺼리는 업무까지 떠맡는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H는 용산공원 홍보 대행사를 선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앞으로 1년간 홍보 전략을 수립, 실행하는 용역으로 현재 입찰을 진행 중이다. 과업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운영 업무의 비중이 높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쇼트폼·릴스(길이가 짧은 영상) 제작은 물론, 댓글에 응대하는 업무까지 포함한다.

이번 용역은 LH 핵심 업무인 주택 공급과 거리가 멀다. LH가 용산공원 개발 시행자라지만 애초에 홍보 업무를 단독 사업으로 수행한 전례를 찾기가 어렵다. 용역 예산으로 4억 원이 책정된 것도 이례적이다. 2023년 1년 치 뉴:홈 홍보 용역비(10억2,500만 원)의 40% 수준이다. LH는 지난해 1월 용산어린이정원 브랜드 개발을 추진했지만 단기 사업이었고 예산도 8,500만 원에 그쳤다.

현장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업무를 일방적으로 LH에 떠넘겼다는 뒷말이 나온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올해 용산공원 예산이 과도하다고 지적하자 우회로를 LH에서 찾았다는 얘기다. LH 내부에서는 신축매입임대주택 매입 등 업무량 폭증으로 불만이 누적된 상황이다. “국토부가 ‘우리가 못 하니 너희가 하라’고 갑자기 지시한다”, “산하기관으로서는 따를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나 한숨 섞인 탄식이 밖으로 흘러나온다.

정책을 수행하느라 LH 재무 부담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국토부는 LH 등 공공주택사업자가 민간 공동주택을 임대주택용으로 매입하는 가격을 10% 올린다고 2일 행정예고했다. 건설경기를 부양하는 조치라지만 임대주택을 운영하느라 막대한 손실을 입는 LH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용산공원 홍보 업무는 LH와 협의해 이관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국회가 LH와 사업이 중복됐다고 지적한 만큼, 업무 일원화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용산공원 부지의 오랜 역사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홍보가 꼭 필요하고, LH와 맺은 용산공원 사업 시행 위수탁 계약에 홍보 업무가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회가 LH를 꼭 집어 업무를 이관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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