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후 7일만인 11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를 떠나며 배웅 나온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이동했다.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파면된 지 일주일 만이다.
이날 오후 5시9분께 윤 전 대통령은 파란색 정장을 입고 서울 한남동 관저 정문 앞을 걸어 나왔다. 관저 바로 앞에는 대학교 점퍼를 입은 청년들이 서서 윤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 우리가 지킨다”, “사기 탄핵”, “탄핵 무효”, “윤 어게인” 등의 구호를 외치던 지지자들을 향해 머리 위로 주먹을 쥐어 보였고, 일일이 포옹하고 악수했다. 한 지지자가 건넨 ‘Make Korea Great Again(한국을 다시 위대하게)’이 적힌 붉은 모자를 쓰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후 일주일 만인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부터 관저에서 사저까지 ‘인간띠’를 만들겠다며 ‘윤 어게인’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도열했지만 관저 주변인 한강진역 주변과 한남대교 남단 일부를 메우는 데 그쳤다. 윤 전 대통령은 약 5분 정도 지지자들과 인사한 뒤 오후 5시14분께 검은색 카니발에 올라 사저로 향했다. 김건희 여사도 동승했다. 관저에 남은 지지자들은 도로를 향해 길게 늘어서,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드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해 환호했다. 몇몇 지지자들은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며 오열하거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주변에 있던 지지자들도 휴대전화로 윤 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나오는 생중계를 지켜보며 “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윤석열 정신을 이어가겠습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열광했다. 출발한 지 19분 만인 오후 5시33분께 윤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사저에 도착하자 이들은 “윤 어게인” 구호를 반복했다.
윤 전 대통령의 ‘이사’가 끝나자 관저와 사저 앞 지지자들은 해산하기 시작했다. 관저 주변에 있던 지지자들을 눈물을 훔치며 발걸음을 돌렸고, 사저 주변에 있던 지지자들은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 붙은 ‘대통령 내외분 수고하셨습니다’ 펼침막 앞에서 ‘윤 어게인’ 손팻말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