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0일 관세 유예 결정 및 유럽연합(EU)의 대미 보복 관세 보류 결정에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범유럽지수 Stoxx 600은 3.7% 상승하며 3년 만에 가장 높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은행(5.15%), 산업(4.9%), 기술(4.5%) 섹터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독일 DAX는 4.53% 올라 유럽 주요 지수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독일은 미국이 부과하는 새로운 관세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 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독일의 대미 수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프랑스 CAC 40은 3.83%, 영국 FTSE 100은 3.04% 상승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FTSE 250 지수도 3.5% 올라 2023년 7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관세 발표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진 않았지만, 역사상 가장 큰 하루 상승폭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별 관세 발표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럽 증시는 급락했다. 당시 독일 DAX는 4.95%, 프랑스 CAC 40은 4.78%, 영국 FTSE 100은 4.38% 하락했다.
관세 유예로 시장은 일단 안도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90일 유예 조치를 발표했지만, 70여 개국에는 여전히 10%의 기본 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의 산제이 라자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수출품에는 여전히 10%의 직접 관세가 유지된다”며 “이번 유예 조치는 외부 충격을 일부 완화하는 수준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독일 dpa-AFX 통신도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지니’는 아직 병 속에 완전히 들어가지 않았다”며 “유예 종료 후 협상이 결렬되면 시장 충격이 재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X(옛 트위터)에 “관세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세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하며, EU-미국 간 ‘제로 대 제로’ 관세 협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EU 집행위는 다음주로 예정됐던 대미 보복 관세 보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시장은 전날의 모멘텀을 유지하지 못하고 3대 주요지수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