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에서 본 경북 지역. 사진=NASA 홈페이지
[서울경제]
지난달 경북 지역을 휩쓸고 간 초대형 산불의 흔적이 미 항공우주국(NASA) 인공위성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산불이 지나간 자리는 하늘에서 보면 마치 검붉은 상처처럼 뚜렷하게 드러났다.
8일(현지시간) NASA 공식 웹사이트 지구관측(Earth Observatory) 코너에 지구관측위성 랜드샛 9호가 촬영한 경북 산불 피해 지역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4일 촬영된 이 사진에는 산불이 최초 발생한 의성군에서 안동·청송·영양군을 거쳐 영덕군까지 약 80㎞에 달하는 산림이 불에 타 검붉게 변한 흔적이 선명히 남아있다.
NASA가 공개한 이 사진은 단파장 적외선, 근적외선, 가시광선 파장으로 촬영한 영상을 합성해 완성한 것이다. 실제 색상이 아니라 불에 탄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임의로 색을 입힌 것이라고 NASA는 설명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의 피해는 온실가스 배출 규모로도 추정할 수 있다. 산불 발생 시 나무의 잎과 가지가 불에 타면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대량 배출되는데, 산불 피해 면적과 산림의 양을 토대로 배출량을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잠정 산불 영향구역은 4만8239㏊에 달하며,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324만5000t, 메탄 27만2000t, 이산화질소 14만3000t으로 총 366만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경북도는 산불 피해 신고액을 1조4300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에 따른 복구비는 2조7868억원으로 추산됐다. 도 관계자는 "신고 피해액과 복구비 추산액은 시군이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NDMS)에 입력한 신고 규모를 말한다"며 "이를 토대로 중앙부처가 합동 조사를 벌여 최종 피해액과 복구액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21년 발사된 랜드샛 9호 위성은 고도 700㎞의 극궤도를 돌면서 8일 주기로 지구의 동일한 지역을 재방문해 해상도 30m의 정밀도로 관측할 수 있다. 극궤도란 지구의 남극과 북극을 따라 도는 궤도로, 지구 전체를 주기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