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대통령 관저에서 퇴거하는 11일, 사저인 서울 서초구의 아크로비스타에서는 오전부터 한바탕 소란이 있었다. 1층 현관 부근에 대통령의 상징인 봉황 문양과 함께 "대통령 내외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동대표 일동 명의의 현수막이 붙자 일부 주민이 "왜 주민 동의 없이 이런 것을 붙이느냐"고 관리사무소에 항의한 것이다.

관리사무소는 "동대표들이 개인적으로 붙인 것이라 막을 수 없었다. 재물손괴로 고발당할 수 있어 뗄 수도 없다"고 했고 주민들은 "동대표들 개인 명의로 붙이라고 해라"라고 항의했다. 한 주민은 "외부인이 보기에 아크로비스타 757세대가 전부 윤 전 대통령을 환영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대통령 관저를 떠나는 11일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의 1층에 ″대통령 내외분 수고하셨습니다″란 동대표 일동 명의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김성진 기자.
이날 오전에 만난 적지 않은 아크로비스타 주민들은 윤 전 대통령이 이웃으로 돌아오는 데 대해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취임 후 6개월가량 아크로비스타에서 출퇴근할 때의 불편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외부 활동에 따라 주민 동선이 통제되고, 경호 차량이 지나갈 때 통신이 끊기고, 총·폭발물탐지기를 소지하거나 군견을 대동한 경호원들이 아크로비스타 일대를 순찰하는 등의 밀착 경호가 이뤄질 수 있다. 파면에도 윤 전 대통령은 최대 10년간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오전부터 윤 전 대통령의 재입주를 앞두고 경호처 직원으로 보이는 검은 정장 차림의 남성들이 4~5명씩 몰려다니는 등 아크로비스타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오전 9시쯤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볼 수 있는 엑스레이 스캐너가 건물 1층에 배치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 주민은 놀이터 일대에 정장 차림 남성들이 모인 것을 보고 "낯설다. 또 시작이다. 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집회에 따른 소란 걱정도 컸다. 이날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아크로비스타 일대에는 윤 전 대통령의 지지·규탄 집회가 매일 9건씩 한 달간 신고돼 있다. 아크로비스타에 10여년 거주했다는 40대 남성 A씨는 "당시 아내가 임신 중이라 절대적 안정을 취해야 했는데 평일·주말 가리지 않고 집 밖에서 집회를 하니 스트레스가 매우 컸다. 소음측정기를 구매할 생각마저 할 정도"라며 "이곳은 공동주택인데 제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도 이웃들에 이런 피해를 줘도 되느냐. 따로 주택을 구해야 하지 않겠나"라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의 사저로 이전하는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촛불행동이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김창용 기자.



관저 앞 지지·규탄 시위대 재격돌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에 대통령 관저에서 퇴거한다. 2022년 11월 7일에 입주한 후 886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직에서 파면한 지 일주일 만이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 규탄하는 시위대가 한남동 대통령 관저, 사저인 아크로비스타 일대에 재집결했다. 지지자 측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관저 일대에서 '윤 전 대통령 응원' 집회를 한다. 이날 만난 지지자 한 명은 "절대 탄핵에 승복할 수 없다"며 "사기 탄핵"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경호차량을 타고 사저로 향하기 전,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할지 검토 중이라고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탄핵의 찬성 집회를 열어왔던 촛불행동은 오전 11시에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촛불행동은 성명서에서 "윤건희(윤석열·김건희) 구속 선봉대를 발족한다"며 "윤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가 구속될 때까지 사저 앞 1인 시위, 촛불집회, 행진 등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516 박나래 자택서 금품 훔쳐 장물 내놨다…30대 절도범 결국 랭크뉴스 2025.04.18
45515 '희대의 사기꾼' 81세 장영자 또 실형…감옥살이만 34년, 뭔일 랭크뉴스 2025.04.18
45514 박나래 자택 절도범 구속 송치… 훔친 금품 장물로 내놔 랭크뉴스 2025.04.18
45513 "이대로면 대선 필패"…안철수, 공개적으로 尹 탈당 촉구 랭크뉴스 2025.04.18
45512 포장에도 중개수수료?…배민 시행 첫 주부터 ‘시끌’ [뉴스in뉴스] 랭크뉴스 2025.04.18
45511 한준호, '윤어게인 신당' 두고 "좀비들 각축장 보는 듯" 랭크뉴스 2025.04.18
45510 대통령과 국회 충돌땐…떠나는 문형배 재판관이 내놓은 해법 랭크뉴스 2025.04.18
45509 나경원 "교육감 직선제 폐지, 수능 100% 전형 연2회 실시" 공약 랭크뉴스 2025.04.18
45508 대구 찾은 李 “수도권서 떨어진 거리 따라 지역 예산 가중치 둬야” 랭크뉴스 2025.04.18
45507 '채상병 사건' 박정훈 대령측, 2심서 "尹 전 대통령 증인 신청"(종합) 랭크뉴스 2025.04.18
45506 "난 매일 사용하는데"…대장암 전문의는 절대 안 쓴다는 '구강청결제', 왜? 랭크뉴스 2025.04.18
45505 [단독] '22대 총선 선거방송 심의는 참사'‥방심위 직원들 양심고백 랭크뉴스 2025.04.18
45504 트럼프 관세에 ‘럭셔리 기업’도 발 동동···에르메스 “가격 인상”·루이뷔통 “미국 생산 증가” 랭크뉴스 2025.04.18
45503 무너진 다리를 넘은 기적… “다시 숨 쉬는 매일이 선물” 랭크뉴스 2025.04.18
45502 법원, 尹 21일 재판도 지하주차장 진출입 허용…法 “사회적 관심도 고려” 랭크뉴스 2025.04.18
45501 CEO 부재에 경영난… 車 판매 세계 5위 스텔란티스 ‘흔들’ 랭크뉴스 2025.04.18
45500 법원, 윤 전 대통령 21일 재판도 지하주차장 출입 요청시 허용 랭크뉴스 2025.04.18
45499 홍준표 “차별금지법 반대, 동성애 비옹호, ‘PC주의’는 좌파”···또 드러낸 소수자 혐오 랭크뉴스 2025.04.18
45498 이준석 "자살하라며 내쳐 놓고 이제 와서 단일화? 금수의 마음" 랭크뉴스 2025.04.18
45497 사진 속 신부가 두명… 중국판 막장 결혼식 알고 보니 랭크뉴스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