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청년과 함께하는 전태일기념관\'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해 “(대선) 출마를 위해 (권한대행을) 그만둔다면 상당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범보수 지지율 1위’인 김 전 장관이 국민의힘에서 급부상한 ‘한덕수 차출론’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며 한 권한대행에게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김 전 장관은 11일 오전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권한대행은 정치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고, 정치의 꿈을 꾼다는 것은 제가 한 번도, 잠꼬대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2017년 대망론이 제기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같은 경우는 이 나라도 돌아보고 저 나라도 돌아보면서 행보도 해 오셨는데, 한 권한대행은 딱 앞만 보고 가는 정말 반듯한 공직자”라며 “본인이 두리번거리지 않을 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은 “한 권한대행이 그만두면 그 다음은 또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냐.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위해서 그만두면 상당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 (한 권한대행) 탄핵을 해가지고 또 궐위가 될 정도의 위기가 있으면 몰라도, 지금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이 나라 리더십이 흔들리는데 바로 또 본인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그러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의 이날 발언은 자신이 범보수 대선 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상황에서, 점점 확산하는 한덕수 차출론에 제동을 걸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대항마가 마땅치 않자 ‘한 권한대행을 대선 후보로 내보내자’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인터뷰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4.9%, 휴대전화 가상번호 방식) 결과를 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이 전 대표는 37%였고 김 전 장관은 9%로 집계됐다. 한 권한대행은 이 조사에 처음 이름을 올렸는데, 오세훈 서울시장·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2%였다.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