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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개최된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폭염에 지쳐 휴식을 취하고 있다. [중앙포토]
개막 8일 만에 참가자 전원(156개국 3만7000여 명)이 조기 퇴소해 국제적 망신을 산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는 문재인 정부의 행사 유치와 부지 선정부터 윤석열 정부와 전북도의 준비와 운영까지 모두 부실덩어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0일 “업무 처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해 새만금 잼버리가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감사 착수 1년8개월 만이다. 잼버리 대회는 ▶준비·운영기구인 조직위원회 ▶주무부처이자 감독기관인 여성가족부 ▶유치 지방자치단체인 전북도와 부지 매립을 담당한 농림축산식품부(농어촌공사)가 공동 추진했다.

감사원은 먼저 조직위가 한여름 폭염 및 해충 문제를 예상하고도 제대로 대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30도가 넘는 폭염으로 인해 온열 질환자가 급증했지만 조직위는 얼음 구매 예산 1억8000만원을 집행하지 않았다. “수돗물을 마시면 된다”는 이유로 생수를 1인당 하루 1병씩만 배정했다. 조직위의 방관으로 개최 직전까지 급수 및 전기 등이 작동하지 않았다. 조직위는 여가부에 화장실 등이 설치됐다고 허위로 보고했다. 8일간 벌레 물림 환자는 1700여 명이나 발생했다.

감사원은 “(전북도 관계자가) 현장을 맨눈으로 둘러본 후 야영에 부적합한 장소를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부지가 비로 인한 침수에 취약하다는 게 드러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2017년 농지관리기금 1845억원을 잼버리 부지 매립에 투입했다.

농지관리기금은 농지의 재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융·투자 등 농지조성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자금으로 용도가 제한돼 있다. 농림부는 2017년 3월 야영지 매립에 농지관리기금을 사용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결론도 내렸다. 그러나 당시 문재인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은 2017년 7월 농림부에 “농지관리기금을 사용한 새만금 매립 방안을 검토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농림부는 다시 “불가” 결론을 냈지만 청와대에선 “새만금 공공주도 매립을 위해 농지관리기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가 내려왔다. 농림부 실무자 등은 조사에서 “농지관리기금 사용 방안을 방문 보고하라는 대통령비서실의 요구와 재검토 지시에 부담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농림부는 결국 5개월 만에 기금 투입을 결정했다.

감사원은 또 “여가부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총 6회 현장점검(장관 2회, 차관 4회)을 하면서 야영장 내부는 방문하지 않았고, 점검 결과 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잼버리 대회 개막 직전인 2023년 7월 2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화장실과 전력통신시설 등 주요 시설 설치가 지연된다는 보고를 받고도 완료됐다고 허위 보고했다.

조직위 사무총장에 전문성이 부족한 여가부 퇴직 공무원 최창행 사무총장이 선임됐다. 김 전 장관의 진술에 따르면, 2023년 8월 4일 현장 점검에 나선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가 화장실 변기를 휴지로 닦으며 “여전히 화장실 청소가 안 된 곳이 많다”고 지적하자 최 사무총장은 “화장실 청소가 제대로 안 된 것이 뭐가 그렇게 대수입니까”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여가부에 김 전 장관의 비위를 인사혁신처에 통보하라고 요청했다. 또 40건의 위법·부당 행위를 확인하고 관련자 17명에 대해 인사자료 통보(6명), 징계요구(5명), 수사요청(4명), 수사참고자료 송부(2명) 등 조치했다. 여가부와 전북도에는 주의 요구를 통보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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