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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가 78%… 초등학생 많아
딥페이크 피해 3배 이상 증가
‘혹시 나도?’ 유포 불안도 시달려

A씨는 가깝게 지내던 ‘남사친’(연인 관계가 아닌 이성 친구)의 전화를 받고 큰 충격에 빠졌다. 그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한 성인사이트에서 A씨가 등장하는 불법 촬영물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A씨는 두려움에 떨다 여성가족부 중앙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센터 측은 국내외 310개 성인사이트와 SNS 등을 모니터링해서 유포된 곳들을 찾아냈다. 이후 각 채널에 삭제를 요청하고, 실제로 지워졌는지 사후 점검까지 완료했다. 한 달 뒤에는 A씨에게 삭제 현황이 담긴 결과 보고서를 보냈다.

가상의 인물인 A씨 사례는 디성센터에서 이뤄지는 삭제 지원 과정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10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발간한 ‘2024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만305명의 피해자가 이 같은 방식으로 디성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이는 전년(8983명) 대비 14.7% 증가한 수치다.


지원 내용에는 상담, 삭제 지원, 수사·법률·의료 지원 연계 등이 포함된다. 한 명의 피해자가 상담과 삭제 지원을 동시에 받는 등 ‘중복 사례’도 있어서 지난해 센터 측이 지원한 피해 건수는 총 33만3000여건에 달한다.

피해자 1만명 돌파는 2018년 디성센터 개소 이래 처음이다. 김미순 디성센터 센터장은 “온라인상의 피해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자기가 피해를 입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딥페이크’와 같은 합성·편집 피해 건수는 1384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423건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0대와 20대가 8105명으로 전체 피해자 수의 78.7%를 차지했다. 1020세대의 합성·편집 피해는 무려 92.6%에 달했다. SNS를 활발히 이용하는 연령대에 피해가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성혜 디성센터 삭제지원팀장은 “피해자 중에는 초등학생도 많다”며 “초등학생은 딥페이크 범죄를 놀이처럼 접근한다”고 우려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지인이 발견해 당사자에게 알려주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한다. 피해자는 지인이 촬영물을 봤다는 충격과 함께 유포에 따른 공포로 이중고를 겪는다. 디지털 성범죄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나도 혹시 피해를 입지 않았을까’란 두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센터에 접수된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유포불안’(25.9%)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피해 영상물과 개인정보가 동시에 유출되는 경우도 많았다. 확인된 사례만 7만7652건(25.9%)으로 4건 중 1건은 개인정보가 포함됐다. 신속한 삭제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박 팀장은 “삭제 지원의 골든타임은 3개월”이라며 “골든타임 내에 삭제 작업을 시작하면 확산을 대부분 막을 수 있으므로 망설이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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