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 1060일 ⑤ 망사(亡事)된 인사
# 인사추천 키 쥔 ‘충암파’ 이상민
대통령직 인수위의 큰 과제는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을 필두로 한 정부 인사다. 윤 전 대통령은 인사 추천팀과 검증팀을 따로 굴렸다. 추천팀은 고인이 된 장제원과 ‘충암파’ 이상민(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핵심. 검증팀은 이후 법률비서관으로 합류한 주진우(현 국민의힘 의원)가 이끌었다. 대선 기간 국민의힘 당사 한 구석에 앉아 있던 이상민과 대화했었다는 전직 의원은 이렇게 회고했다.
“이상민이 윤석열 정부 인사를 한다는 말에 ‘이 아저씨가 뭔데’라며 시큰둥했다. 지나고 보니 ‘그때 더 잘 보였어야 했다’는 후회를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초대 내각 인선이 순차적으로 발표됐다. 그가 ‘독립투사’에 빗댔던 한동훈의 거취는 최대 관심 중 하나였다. 인수위 안팎에선 “과연 검찰총장 시킬까? 너무 파격인데…”라는 인식이 많았다. 웬걸, 그는 한술 더 떠 법무부 장관에 한동훈을 앉혔다. “절대 파격 인사가 아니다. 법무 행정 최적임자이자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국제업무 경험도 갖췄다”면서다.
초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엔 시간이 걸렸다. “정치인 아닌, 경제 전문가 중에 찾아 보라”고 했다. 장제원은 금융위원장을 지낸 임종룡을 만나 설득했다. 임종룡은 개인 사정을 들며 거절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정책비서관을, 이명박 정부에선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지낸 김대기가 낙점됐다. 한동훈 발탁과 김대기 임명은 검사·경제관료 약진의 첫 시작이었다.
#‘큰 청와대’ 싫어했다
그는 한동훈 외에도 검사 선후배들로 요직을 채웠다. 공약대로 민정수석실을 없앤 대신 대통령실 핵심 포스트인 법률·인사·공직기강 비서관에 검사 후배들인 주진우·이원모·이시원을 임명했다. 검찰 출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자리들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존경하는 선배”라는 김홍일은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했다.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의 막내 격이던 이복현을 금융감독원장에 앉혔다.
검찰 출신이 성골이라면 기획재정부 출신은 진골쯤 됐다. 임기 초부터 “윤 대통령이 행시, 그중에서도 재경직은 어느 정도 인정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당장 윤석열 정부의 투 톱인 국무총리 한덕수와 비서실장 김대기가 그 경우다. 과거 ‘큰 청와대’를 싫어했던 그의 의중에 따라 대통령실은 인원을 늘리는 데 인색했다. 예외는 기획재정부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분야를 망라하고 대부분의 비서관실에 기획재정부 출신 행정관이 한 명씩은 충원됐다.
그에게 국회의원은 술친구 정도였다. 친윤 핵심 의원의 말이다.
“윤 대통령은 정치인을 멀리했다. 평소 정치인을 ‘건달’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A의원이 윤 대통령과 술친구라는 얘길 외부에 자랑하다 찍혀 한동안 죽어 지냈다”는 말은 정설로 통했다. 국회의원이 이 정도일진대, 정치권에 있다가 대통령실에 합류한 이른바 ‘어공’은 육두품 이하였다. 일부 소수를 제외하곤 소모품 취급을 당하기 일쑤였다. 전직 비서관은 “어공은 각 뼈대를 잇는 관절 같은 존재다. 여론에 민감한 이들의 의견이 적절히 반영돼야 삐걱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공’들은 밀려났고, 대신 ‘여사 라인’이 약진했다. 만사(萬事)가 망사(亡事)로 변해 갔다.
※ 이 기사의 전문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尹 술친구 자랑하던 그 의원, 한동안 찍혀 죽어 지냈다" 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709
"막내급 기자가 청담동 술자리 질문…尹, 그날 도어스테핑 좌절" ④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374
"비속어 썼으니" 참모들 제안…'바이든 날리면' 실상은 이랬다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066
"내가 있어 지금의 尹 있다고…김건희, 술자리 때마다 말해"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6699
총선 출구조사에 격노한 尹 "그럴 리 없어! 당장 방송 막아!"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6454
2022년 11월 동남아시아 순방을 떠나는 윤석열 대통령을 환송하러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나온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뉴스1]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조직의 성패를 좌우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 만사를 놓쳤다. 검사와 고시 출신 우대 기조 속에 탕평이 안 보였다. 마지막 그의 곁엔 아는 사람, 충성하는 사람만 남았다.
# 인사추천 키 쥔 ‘충암파’ 이상민
대통령직 인수위의 큰 과제는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을 필두로 한 정부 인사다. 윤 전 대통령은 인사 추천팀과 검증팀을 따로 굴렸다. 추천팀은 고인이 된 장제원과 ‘충암파’ 이상민(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핵심. 검증팀은 이후 법률비서관으로 합류한 주진우(현 국민의힘 의원)가 이끌었다. 대선 기간 국민의힘 당사 한 구석에 앉아 있던 이상민과 대화했었다는 전직 의원은 이렇게 회고했다.
“이상민이 윤석열 정부 인사를 한다는 말에 ‘이 아저씨가 뭔데’라며 시큰둥했다. 지나고 보니 ‘그때 더 잘 보였어야 했다’는 후회를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초대 내각 인선이 순차적으로 발표됐다. 그가 ‘독립투사’에 빗댔던 한동훈의 거취는 최대 관심 중 하나였다. 인수위 안팎에선 “과연 검찰총장 시킬까? 너무 파격인데…”라는 인식이 많았다. 웬걸, 그는 한술 더 떠 법무부 장관에 한동훈을 앉혔다. “절대 파격 인사가 아니다. 법무 행정 최적임자이자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국제업무 경험도 갖췄다”면서다.
초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엔 시간이 걸렸다. “정치인 아닌, 경제 전문가 중에 찾아 보라”고 했다. 장제원은 금융위원장을 지낸 임종룡을 만나 설득했다. 임종룡은 개인 사정을 들며 거절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정책비서관을, 이명박 정부에선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지낸 김대기가 낙점됐다. 한동훈 발탁과 김대기 임명은 검사·경제관료 약진의 첫 시작이었다.
#‘큰 청와대’ 싫어했다
그는 한동훈 외에도 검사 선후배들로 요직을 채웠다. 공약대로 민정수석실을 없앤 대신 대통령실 핵심 포스트인 법률·인사·공직기강 비서관에 검사 후배들인 주진우·이원모·이시원을 임명했다. 검찰 출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자리들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존경하는 선배”라는 김홍일은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했다.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의 막내 격이던 이복현을 금융감독원장에 앉혔다.
검찰 출신이 성골이라면 기획재정부 출신은 진골쯤 됐다. 임기 초부터 “윤 대통령이 행시, 그중에서도 재경직은 어느 정도 인정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당장 윤석열 정부의 투 톱인 국무총리 한덕수와 비서실장 김대기가 그 경우다. 과거 ‘큰 청와대’를 싫어했던 그의 의중에 따라 대통령실은 인원을 늘리는 데 인색했다. 예외는 기획재정부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분야를 망라하고 대부분의 비서관실에 기획재정부 출신 행정관이 한 명씩은 충원됐다.
그에게 국회의원은 술친구 정도였다. 친윤 핵심 의원의 말이다.
“윤 대통령은 정치인을 멀리했다. 평소 정치인을 ‘건달’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A의원이 윤 대통령과 술친구라는 얘길 외부에 자랑하다 찍혀 한동안 죽어 지냈다”는 말은 정설로 통했다. 국회의원이 이 정도일진대, 정치권에 있다가 대통령실에 합류한 이른바 ‘어공’은 육두품 이하였다. 일부 소수를 제외하곤 소모품 취급을 당하기 일쑤였다. 전직 비서관은 “어공은 각 뼈대를 잇는 관절 같은 존재다. 여론에 민감한 이들의 의견이 적절히 반영돼야 삐걱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공’들은 밀려났고, 대신 ‘여사 라인’이 약진했다. 만사(萬事)가 망사(亡事)로 변해 갔다.
※ 이 기사의 전문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尹 술친구 자랑하던 그 의원, 한동안 찍혀 죽어 지냈다" 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709
"막내급 기자가 청담동 술자리 질문…尹, 그날 도어스테핑 좌절"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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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어 지금의 尹 있다고…김건희, 술자리 때마다 말해"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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