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한 슈퍼마켓에서 직원이 신선식품 코너를 정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4% 상승해 시장 전망치(2.6%)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각)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2.4% 오르고, 2월(2.8%)에 견줘서는 0.4%포인트 내렸다고 발표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떨어진 게 주요한 작용을 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부문을 제외하고 따진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 뛰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3.0%)보다 낮다.
이런 수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무역 상대국들을 대상으로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가 돌연 적용을 90일간 연기한다고 밝힌 이튿날 나왔다. 미국으로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 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 매긴 기본관세 10%가 여전히 발효 상태이고, 자동차·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도 유지되고 있어 미국 물가 추이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4월 이후에도 미국 물가가 안정세를 이어가면 트럼프가 ‘관세 전쟁’의 고삐를 죌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물가가 다시 출렁이면 트럼프가 관세를 무기로 무역 상대들을 위협하는 데는 장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