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국회 분수대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따라 치러지는 6·3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에서 자유로운 자신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길 수 있는 주자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자제하면서 그의 정책 일부를 계승하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교체, 세대교체, 시대교체를 이루겠다”며 “21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는 조경태·송석준·박정하·배현진·서범수·김상욱·한지아·박정훈·정성국·김예지·진종오·우재준·고동진·김소희·안상훈 의원 등 국민의힘 현역 의원 10여명과 팬클럽 ‘위드후니’ 등 지지자 수백명이 참석했다. 지지자들은 한 전 대표의 발언마다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으로는 구태정치와 기성세대로부터의 ‘시대교체’를 꼽았다. 그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저는 먼저 이 나라의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국정의 한 축인 여당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국민께 죄송하다”며 “비상계엄과 30번의 탄핵은, 헌정 질서를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록의 배신자’라는 평을 듣다가 ‘문화 대통령’이 된 가수 서태지씨의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특히 이 전 대표를 교체해야 할 정치인으로 표현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보면 사실상 탄핵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라며 “이런 결정적 시기에 위험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괴물정권이 탄생해 나라를 망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날의 비상계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겁이 나서 숲에 숨은 이재명 대표보다 제일 먼저 국회로 향한 저 한동훈이 맞서야 한다. 그래야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내 경선을 앞두고 당심을 의식한 듯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비판은 자제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든 정책들이 저평가 받아서는 안 된다”며 “추진하려던 좋은 정책들은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 사례로 외교정책·원전산업 육성 등을 꼽았다.
그는 중산층·실용을 강조하며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정치 분야에서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와 양원제 도입, 비례대표 폐지, 선관위 감시, 3년 뒤 차기 대선 실시 및 불출마 등을 약속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지금의 경제전쟁 상황에서는 과거 산업화 시기 박정희 대통령 같은 강력한 경제 대통령의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미래성장 2개년 계획 수립, 가칭 미래전략부를 신설, 국민소득 4만 달러, 중산층 70% 시대 등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전국에 5개의 서울급 도시 구축, 근로소득세 인하, 한평생복지계좌를 통한 복지통합 관리, ‘경제 NATO’ 창설, 핵잠재력 확보 등을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