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됐음에도 정부가 인천국제공항 산하기관에 ‘낙하산 인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회사인 인천국제공항보안 사장으로 현 국민의힘 지역 당협위원장인 A씨(전 충남지방경찰청장)가 거론되고 있다. 당초 이 자리는 대통령실 경호처 출신 인사의 ‘내정설’이 돌았지만 경호처는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한 바있다.
지난달 19일 마감된 사장직 공모에는 모두 7명이 지원했다. 서류 전형을 거쳐 지난 4일 총 5명이 면접을 봤다. 이후 사장추천위원회는 A씨 등 3명을 뽑아 정부에 추천했다. 이들 세 명 중 인사검증을 통과한 인물이 사장이 된다. 사장직과 함께 공모한 상임감사에도 5명이 지원해 현재 전형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공항의 한 관계자는 “한때 경호처 출신 인사에 대한 내정설이 있었는데 경호처가 포기하면서 경찰 출신의 국민의힘 소속인 A씨가 내정된 것으로 안다”며 “상임감사도 이미 내정자가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공사의 또다른 자회사인 인천공항에너지 관리본부장에는 이미 내정설이 파다한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B씨가 조만간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B씨는 총선을 앞둔 지난해 2월 용산 대통령실에 합류했다.
B씨는 지난 2월 서류와 면접 등을 거쳐 본부장 후보 1순위로 추천된 상태다. 이달초 인사혁신처에 취업심사 승인서를 제출했다. 취업심사가 승인되면 내달쯤 임명될 예정이다. B씨는 관련 분야 경험이나 전문성이 없어 임명이 된다해도 ‘낙하산 인사’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인천국제공항 관련 기관에는 현 정부 임기내내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당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의 경우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으로, 윤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공사의 장종현 상임감사는 전 대통령경호처 감사관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발생한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국가정보원 고위직 인사들도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현 정부에서 임명된 인천공항시설관리 문정옥 사장은 댓글 조작사건 당시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었다. 인천공항 인근 364만㎡ 부지에 조성된 골프장을 임대받아 운영하는 KX그룹 ‘클럽72’의 고일현 사장은 당시 국정원 종합분석국장 출신이다. 두 명 모두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인천공항의 한 관계자는 “현 정부가 대통령마저 파면당한 마당에 끝까지 ‘알박기 낙하산’를 하고 있다”며 “댓글 조작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국정원 인사들이 인천공항 자회사와 골프장 사장을 하는 것 역시 인천공항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