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완규 법제처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이완규 법제처장이 인사검증동의서 제출 하루 만에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검증에 24시간도 걸리지 않았다는 말이어서, 더불어민주당 등에선 검증이 부실했거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전부터 준비해온 인사라는 의혹이 쏟아졌다.

이 처장은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연락을 언제 받았고, 인사검증동의서는 언제 냈느냐”는 박균택 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월요일(4월7일)”이라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월요일에 인사검증동의서를 받고, 화요일(4월8일) 후보자로 발표하고, 오늘(4월9일) 우리가 만난 거냐”며 “이건 번갯불에 콩을 볶아 먹었다는 이야기다. 군사작전 수준”이라며 황당해했다. 이 처장이 “월요일 오후쯤” 인사검증동의서를 제출했다고 하자,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 발표가 바로 다음날 오전 (10시) 국무회의”라며 “24시간도 안 돼서 무슨 검증을 했는지도 모르겠는데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부실 검증’ 질의가 쏟아지자, 이 처장은 “제가 법제처로 올 때 검증서류를 낸 것이 있다”고 말했다. 법제처장 임명 전에 낸 인사검증 자료가 있어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납득이 안 간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 처장을 지명하고, 인사검증도 부실하게 이뤄진 배경에 윤 전 대통령이 있다고 봤다. 박균택 의원은 “윤석열 피고인이 대통령 재직 당시 이 처장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싶어 한다는 소문이 많이 돌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사실로 확인시켜줬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은 “한 권한대행은 3월2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복귀했고, 이 처장은 3월25일 충남에 있는 한 건물의 근저당권 설정을 깔끔히 정리했다”며 “한 권한대행이 복귀하자마자 윤 전 대통령 지시를 받아 이 처장을 헌법재판관으로 내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각각 “잘 모른다” “대출 만기가 돼 갚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이 처장은 민주당 등의 자진 사퇴 요구를 일축하면서 “엄중한 시기에 한 권한대행이 (나를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하는 결정을 해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잘 준비하겠다”며 헌법재판관이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처장은 내란 방조와 증거인멸 혐의로 고발돼 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고 있다. 법사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기소되면 헌법재판관이 재판을 받으러 다니는 상황이 된다”고 따지자, 이 처장은 “기소될 상황이 아니기에 기소가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두 사람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를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정 의원이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해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은 자제해야 한다는 게 헌법과 법률의 일관된 정신’이라는 말에 동의하는가”라고 묻자, 이 처장은 “전체적인 상황에서 동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이 “방금 드린 말은 한 권한대행이 2024년 12월26일에 한 발언”이라고 하자 이 처장은 “한 대행이 일반적인 말씀을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파면돼 궐위되는 순간부터는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유상범 의원)며 한 권한대행의 이 처장 지명을 옹호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884 파월 "관세로 물가↑·성장↓…연준 양대 목표 달성 힘들 수도"(종합2보) 랭크뉴스 2025.04.17
44883 지갑 닫은 소비자… 콧대 꺾인 다이슨 랭크뉴스 2025.04.17
44882 "소변 잘 안 나오면 '이 병' 의심해 보세요"…방광에 소변 가득 차 있던 여성의 사연 랭크뉴스 2025.04.17
44881 푸틴, 머스크 극찬 "소련 우주 선구자 코롤료프 같아" 랭크뉴스 2025.04.17
44880 관세전쟁 속 '진짜 금값' 된 금값…국제 현물가격 사상 최고치 랭크뉴스 2025.04.17
44879 "돈 더 내고 이번 주에도 간다"…엔화 올라도 '일본 여행' 못 참는 한국인들 랭크뉴스 2025.04.17
44878 "여친과 싸우다가 너무 화나서"…강아지에 가스불 붙인 20대 '입건' 랭크뉴스 2025.04.17
44877 김민석 “한덕수, 대선 출마할 거면 관세협상 손 떼라…이완용도 아니고” 랭크뉴스 2025.04.17
44876 "43억 뇌물 받고 돈세탁"…전직 대통령 부부 나란히 '15년형' 받은 이 나라 랭크뉴스 2025.04.17
44875 삼성 “디딤돌가족, 자립준비청년의 든든한 사회적가족될 것” 랭크뉴스 2025.04.17
44874 대통령실 압수수색 또 불발…경호처 "비화폰 서버 포함 자료 임의제출" 랭크뉴스 2025.04.17
44873 바다·강과 어우러진 유채꽃 명소… ‘벚꽃엔딩’ 아쉬움 달래는 ‘유채찬란’한 노란 꽃물결 랭크뉴스 2025.04.17
44872 배우 공유 연상시킨다는 ‘무보정’ 김문수…“홍보 진정성 부각” 랭크뉴스 2025.04.17
44871 헌재 "韓대행 임명권 단정 못해"…이완규∙함상훈 재판관 임명 제동 랭크뉴스 2025.04.17
44870 ‘배지’ 즐비한 李캠프, 한명도 없는 양김… 코끼리-개미 싸움 랭크뉴스 2025.04.17
44869 ‘나경원 드럼통’ 역풍…“유류비 수천만원 쓰니 기름통 필요?” 랭크뉴스 2025.04.17
44868 중국 ‘수출 밀어내기’ 1분기 5.4% 깜짝 성장…연간 전망치는 낮아져 랭크뉴스 2025.04.17
44867 구치소서 교도관 얼굴에 침 '퉤퉤'…결국 징역 1년 더 살게 된 30대 랭크뉴스 2025.04.17
44866 "3년 뒤면 327억이 사라진다"…더 내고 못 돌려받은 건보료 환급금 '증발 위기' 랭크뉴스 2025.04.17
44865 쫄았지? 쫄았잖아? [그림판] 랭크뉴스 202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