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크루즈 앞에서 사진을 찍은 샤프란 다빌리 이란 부통령과 그의 아내. 사진 엑스
이란의 마수드 폐제시키안 대통령이 최근 샤프란 다빌리 부통령을 해임했다. 국가 경제가 어려운데 최고위 공직자가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는 이유에서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다빌리 부통령이 그의 아내와 함께 남극으로 향하는 크루즈 앞에서 찍은 사진이 현지 SNS에서 화제가 되자, 대통령실은 사실관계 확인 후 그를 전날 해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현재 이란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다빌리 부통령의 여행은) 정당화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다빌리가 자비로 여행했는지와 관계없이 해임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국민에게 상당한 경제적 압박이 가해지는 가운데, 자비로 여행했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의 사치스러운 여행은 변호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특히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모든 공무원은 ‘단순한 생활’이라는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며 “그런데 다빌리 부통령은 그 원칙과 모순된 행동을 했다”고 부연했다.
다빌리 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부인했지만,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해고 조치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이란은 미국·영국과 유럽연합(EU)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을 지원한 탓에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이란의 실업률은 8.4%였고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29.5%에 달해 국민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한편 다빌리 부통령이 탑승한 남극 탐사선 MV 플랑시우스 탑승 비용은 6685달러(약 984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