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현대아파트’라는 이름을 현대건설이 최근들어 부쩍 자주 소환하고 있다. ‘레트로’(복고) 콘텐츠로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두려는 의도는 물론 서울 강남의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자사 아파트에 얽힌 고객의 추억을 수집하는 ‘현대아파트 공모전’을 다음달 16일까지 벌인다고 8일 밝혔다. 현대홈타운, 하이페리온, 힐스테이트, 디에이치 등 현대건설의 브랜드에 관한 추억이 담긴 사진 또는 물품이 공모 대상이다. 1~3등을 뽑아 백화점 상품권을 주고, 인스타그램 게시물 공유 참여자에게는 음료 기프티콘을 제공한다. 2000년대 이전의 추억을 우대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2000년대 이후 국내 아파트 브랜드에서 ‘삼성’ ‘현대’ ‘대우’ 등 건설사의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삼성물산은 ‘래미안’,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등으로 자사 아파트를 홍보했다.

특히 2010년 이후에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대세’가 됐고, 현대건설은 ‘디에이치’를 밀어왔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 조합들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최근 신축 아파트 이름에서 ‘현대아파트’를 찾아보기 힘들어진 이유다.



건설사 스스로도 아파트 브랜드에서 자사 이름을 지워왔는데 최근 현대건설이 ‘현대아파트’를 소환하는 이벤트를 연 건 레트로 콘텐츠로 젊은 세대에게 한발 다가서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과거 사진이나 추억 돌아보기는 SNS에 널리 퍼뜨리기에도 좋은 소재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현대건설이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속내도 엿보인다고 해석한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자 지정을 두고 현대건설은 삼성물산과의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자사 브랜드임을 각인시키려는 의도 아니겠냐는 말들이 나오는 이유다.

공사비 2조4000억원 규모의 압구정2구역(압구정 신현대 9·11·12차 단지) 재건축 사업 조합은 오는 6월 시공사를 선정한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압구정 현대’, 한자를 섞은 ‘압구정 現代아파트’, ‘압구정 現代’를 각각 상표로 출원하기도 했다. 그동안 다른 동네에서는 ‘현대아파트’라는 이름을 지워왔으나 적어도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에서만큼은 ‘현대아파트’가 여전히 유효한 브랜드라고 판단한 셈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마다 이국적 느낌의 단어 조합으로 아파트 브랜드 차별화를 시도한 지 20년이 넘었다”며 “지금에 와서는 ‘레트로’가 오히려 눈에 띄고 신선해 보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634 역대급 실적에도 줄줄이 가격 인상… 외식업계 ‘그리드플레이션’ 랭크뉴스 2025.04.16
44633 금보다 더 올랐다… 트럼프 리스크 속 환율 1위 통화는 랭크뉴스 2025.04.16
44632 '여신도 성폭행' 피해자 더 있었다…'징역 17년' 정명석 추가 기소 랭크뉴스 2025.04.16
44631 24시간 스마트폰 없이 살아봤더니… 랭크뉴스 2025.04.16
44630 [단독] 개표소서 뜬 '화웨이 와이파이'는 자작극?…선관위 고발 검토 랭크뉴스 2025.04.16
44629 “만원으로 한 끼 해결?” 김밥이나 짜장면 정도...또 인상 랭크뉴스 2025.04.16
44628 경찰 사격훈련 중 총기 사고…20대 순경 머리 총상에 심정지 랭크뉴스 2025.04.16
44627 이재명 후원금, 첫날에 한도 29억원 다 채워…“99%가 소액후원” 랭크뉴스 2025.04.16
44626 출시 3개월만 1000만개 팔린 이 라면…추억·복고 전략 통했다 랭크뉴스 2025.04.16
44625 "미국에 714조원 투자" 안 통했다... 엔비디아, 중국용 AI 칩 수출 길 막혀 랭크뉴스 2025.04.16
44624 “생고기 트럭 상온에 방치”… 경찰, ‘위생 논란’ 더본코리아 내사 착수 랭크뉴스 2025.04.16
44623 용인 일가족 5명 살해한 50대, 사기 혐의로 수사받아…“목졸림 추정”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16
44622 ‘내가 20억? 손이 덜덜’… 1등 당첨자 버킷리스트 보니 랭크뉴스 2025.04.16
44621 부산경찰청 사격 훈련 중 오발 사고… 20대 순경 의식 불명 랭크뉴스 2025.04.16
44620 CCTV에 잡힌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직전 모습 랭크뉴스 2025.04.16
44619 경찰 실내사격장에서 총기 오발 사고…20대 순경 중상 랭크뉴스 2025.04.16
44618 ‘오세훈 시장’ 찾은 김·나·안·홍…한동훈 대구행 랭크뉴스 2025.04.16
44617 환율 급등에도 유가 내리니 …수입물가 두 달 연속 하락 랭크뉴스 2025.04.16
44616 피살된 용인 일가족 5명 사인 "전형적인 목 졸림사" 랭크뉴스 2025.04.16
44615 첫 흑자전환 성공한 토스뱅크, 이제 40대 공략 나선다 랭크뉴스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