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2017년 5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이는 '장미 대선'으로 명명됐다. 5월의 대표꽃인 장미에 시기적 의미를 결합한 용어였다. 장미의 꽃말은 '정열', '희망', '사랑'이다. 장미는 인권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했다. 1908년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 1만5천여 명이 뉴욕에서 시위를 벌였다. 그들의 구호는 "우리에게 빵을 달라. 그리고 장미도 달라"였다. 여기서 '빵'은 생존권, '장미'는 인간 존엄과 참정권을 의미했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제21대 대선이 오는 6월 3일 열린다. 언론들은 또다시 '장미 대선'으로 명명하고 있다. 하지만 6월 3일 탄생화(誕生花)는 장미가 아니라 아마(亞麻)다. 아마는 5∼7월에 푸른색 또는 청자색 꽃을 피운다. 꽃말은 '감사', '아름다움', '가족에 대한 헌신'이다. 따라서 6·3 대선의 명칭을 굳이 붙인다면 '장미 대선'이 아니라 '아마 대선'으로 부르는 게 맞을 성싶다. 하지만 아마라는 명칭은 상징성과 인지도가 약하다. 정치적 언어로 활용하기에 애매한 어감을 지닌다. "아마도?", "혹시?"처럼 불확실성을 떠올릴 수도 있다. 반면 장미는 명확하고 강한 이미지를 표출한다.
선거의 시기와 명칭은 단순한 우연에서 나온 게 아니다. 이는 시대적 상황과 국민적 요구, 집단적 기억이 만나는 접점이다. '장미 대선'이라는 이름은 단지 특정 시기의 꽃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추구했던 정치적 열망과 시민의 권리에 대한 '메타포'(은유)라고 할 수 있다. 선거일은 달력에서 그저 하나의 날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지닌 내포적 의미는 역사 속에서 오래도록 기억된다. 2017년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2025년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국민은 더 나은 삶과 희망을 주는 정치를 바라고 있다. '장미 대선'이란 표현은 이러한 희망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세계 주요국을 살펴보면, 6월에 대선을 치르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은 11월, 브라질 10월, 필리핀 5월, 프랑스 4월, 러시아 3월, 인도네시아는 2월이다. 특히 6월은 계절적 특성, 휴가 계획, 학사 일정 등과 맞물려 선거 효율이 다소 떨어지는 시기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거나 여름 휴가와 겹칠 경우 투표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가에선 기말고사를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날씨가 비교적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아 투표 당일 이동하는데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투표율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6·3 대선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변곡점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지난한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극심한 국론 분열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국제 정세도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은 국제 질서를 무너뜨렸고, 각국은 저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을 강요받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엄혹한 국내외적 환경 속에서 6·3 대선은 다시 한번 도약하느냐, 아니면 그대로 주저앉느냐,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선택이 될 것이다.
[email protected]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제21대 대선이 오는 6월 3일 열린다. 언론들은 또다시 '장미 대선'으로 명명하고 있다. 하지만 6월 3일 탄생화(誕生花)는 장미가 아니라 아마(亞麻)다. 아마는 5∼7월에 푸른색 또는 청자색 꽃을 피운다. 꽃말은 '감사', '아름다움', '가족에 대한 헌신'이다. 따라서 6·3 대선의 명칭을 굳이 붙인다면 '장미 대선'이 아니라 '아마 대선'으로 부르는 게 맞을 성싶다. 하지만 아마라는 명칭은 상징성과 인지도가 약하다. 정치적 언어로 활용하기에 애매한 어감을 지닌다. "아마도?", "혹시?"처럼 불확실성을 떠올릴 수도 있다. 반면 장미는 명확하고 강한 이미지를 표출한다.
선거의 시기와 명칭은 단순한 우연에서 나온 게 아니다. 이는 시대적 상황과 국민적 요구, 집단적 기억이 만나는 접점이다. '장미 대선'이라는 이름은 단지 특정 시기의 꽃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추구했던 정치적 열망과 시민의 권리에 대한 '메타포'(은유)라고 할 수 있다. 선거일은 달력에서 그저 하나의 날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지닌 내포적 의미는 역사 속에서 오래도록 기억된다. 2017년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2025년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국민은 더 나은 삶과 희망을 주는 정치를 바라고 있다. '장미 대선'이란 표현은 이러한 희망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세계 주요국을 살펴보면, 6월에 대선을 치르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은 11월, 브라질 10월, 필리핀 5월, 프랑스 4월, 러시아 3월, 인도네시아는 2월이다. 특히 6월은 계절적 특성, 휴가 계획, 학사 일정 등과 맞물려 선거 효율이 다소 떨어지는 시기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거나 여름 휴가와 겹칠 경우 투표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가에선 기말고사를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날씨가 비교적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아 투표 당일 이동하는데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투표율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6·3 대선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변곡점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지난한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극심한 국론 분열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국제 정세도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은 국제 질서를 무너뜨렸고, 각국은 저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을 강요받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엄혹한 국내외적 환경 속에서 6·3 대선은 다시 한번 도약하느냐, 아니면 그대로 주저앉느냐,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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