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행과 취임 후 첫 통화
"무역, 관세, 조선, LNG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등 논의"
한미 방위비 재협상 시사
[서울경제] "무역, 관세, 조선, LNG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등 논의"
한미 방위비 재협상 시사
AP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대미 무역흑자, 관세, 조선, 방위비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에 대한 압박을 하는 동시에 무역, 산업, 안보 분야를 망라하는 원스톱 패키지딜 가능성을 시사했다.
총리실은 이날 양측의 통화가 28분간 이뤄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인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취임 후 양국이 통화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통화 직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의) 엄청나고 지속 불가능한 흑자, 관세, 조선,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합작 투자,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 보호에 대한 지급(payment)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은 내 첫 임기 동안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불을 시작했지만 '슬리피 조(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성 별칭)'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거래를 파기했다"며 "그것은 모두에 충격이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증액 규모를 놓고 한미가 줄다리기를 벌이던 중 2021년 미국 정권이 교체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대규모 증액은 관철되지 못했다. 이에 미뤄 한국이 자신의 집권 1기 때 수십억 달러의 비용 지불을 시작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사실과 다르다. 하지만 향후 강한 방위비 분담금 압박을 해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한미는 지난해 10월에 오는 2026년부터 적용하는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인상한 1조 5192억원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매년 분담금을 올릴 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하기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타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으로 새로운 방위비 협정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쨌든 양국 모두를 위한 훌륭한 합의의 윤곽과 가능성이 있다"며 "그들의 최고의 팀은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타고 있고 상황은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과 거래를 하기 원하는 다른 많은 나라와 거래를 하고 있다”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무역 및 관세에서 다루지 않는 다른 주제를 제기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뿐만 아니라 방위비 등 폭넓은 주제로 각국과 협상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스톱 쇼핑’은 아름답고 효율적인 과정”이라며 “중국도 거래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우리는 그들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며 “그것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에 총 104%의 관세 폭탄을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에도 협상을 에둘러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원스톱 쇼핑’ 언급은 무역, 군사, 산업 등 전분야를 테이블에 놓고 포괄적인 협상을 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