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 연설에서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상호관세 정책으로 주식 시장이 폭락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합 지역을 지역구로 둔 공화당 의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의 원동력이 경제 불만이었던 만큼, 급진적인 관세 정책이 시장 불안을 키우면서 오히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경제 문제가 공화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6일(현지 시각) 일부 경합주 공화당 의원들은 이미 관세 문제로 유권자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지니아주의 경합 지역이 지역구인 젠 키건스 하원의원은 최근 열린 전화 타운홀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관세 정책에 대한 입장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키건스 의원은 “우려와 불안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관세의 역할과 대통령이 이를 부과한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인내심을 갖고 최종 목표를 기억해달라”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했던 네브래스카 지역의 돈 베이컨 하원의원 역시 트럼프 2기 정부의 일부 정책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네브래스카 주민들은 무역 분쟁보다 자유무역협정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상원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측근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텍사스)은 지난 5일 팟캐스트에서 “모든 국가가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끔찍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며 “미국이 경기침체를 겪고 국민이 고통받는다면 유권자들은 여당을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리 모런 상원의원(캔자스)도 자신의 지역구에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처럼 사실상 ‘트럼프의 당’으로 불리는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경제 조치가 민심 이반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호관세 발표 직전인 지난달 말 AP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분야 지지율은 40%에 그쳤다.
한 공화당 전략가는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가 너무 오래 지속돼 사람들 마음속에 굳어진다면 나중에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공화당은 이미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반면 내년 중간선거까지 인플레이션이나 단기적인 경제 고통이 지속된다면 공화당은 완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이날 보도에서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관세 정책에 대한 소극적인 저항이나 작은 반대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며 “이 흐름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으며, 공화당의 성패는 결국 관세 정책과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