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들 분주한 움직임]
김문수 "이 나라 이대로는 안돼"
홍준표 "서울 상경한다" 출사표
한동훈·오세훈 등도 시기 저울질
李, 9일 최고위 전후로 물러날듯
김문수 "이 나라 이대로는 안돼"
홍준표 "서울 상경한다" 출사표
한동훈·오세훈 등도 시기 저울질
李, 9일 최고위 전후로 물러날듯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모습. 연합뉴스
[서울경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두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필두로 대선 출마를 예고한 상태다. 진보 진영에서는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장 먼저 대권 도전을 선언할 계획인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이번 주 중 대표직을 내려놓고 출마 여부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소위 ‘자숙의 기간’을 짧게 끝내고 단기 레이스인 조기 대선 채비를 서두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대선 준비를 더 지체하면 이 대표를 추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홍준표 시장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참 바쁜 한 주가 될 것 같다”며 사실상의 조기 대선 출마 로드맵을 공개했다. 홍 시장은 “화요일(8일)은 퇴임 인사를 다니고 목요일(10일)은 시의회에 퇴임 인사를 한 뒤 금요일(11일)은 대구시청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5번째 이사를 한다. 마지막 꿈을 향해 즐거운 마음으로 (서울로)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까지는 시정을 지킨 뒤 11일쯤 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할 계획인 것으로 읽힌다.
보수 진영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장관은 전날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들의 대선 출마 선언 촉구에 “아무런 욕심이 없다”면서도 “다만 이 나라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서 조금 차이가 있더라도 반드시 이 나라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좋은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장관도 조만간 사퇴한 뒤 대선 채비에 들어갈 것으로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현직 국무위원인 만큼 최소한 8일 국무회의까지는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점쳐진다.
헌재의 탄핵 심판이 길어지면서 공개 행보를 최소화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끝이 아니다. 함께 고통을 나누고 극복하자”며 재개 의지를 드러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고, 유승민 전 의원은 ‘합리적 보수’를 앞세워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주 중 광화문에서 출마 선언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차기 주자 중 가장 먼저 ‘대선 후보’ 직책을 단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대구·경북(TK)을 찾아 조부모 묘소를 참배하고 영덕 지역 산불 현장 지원에 나섰다.
민주당에서는 김두관 전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당원존에서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갖는다. 진보 진영에서 조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는 것은 김 전 의원이 처음이다. 재선 의원 출신인 김 전 의원은 고향인 경남 남해에서 이장과 군수를 지낸 뒤 경남도지사와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지냈다. 김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 묘소를 참배하며 정통성 이미지 구축에 나선다.
다만 대중의 관심은 이재명 대표로 쏠린다. 차기 대선에서 대세론을 형성하면서 당내 경쟁자가 전무한 탓이다. 사실상 대표직 사퇴 시점이 곧 대선 출마 공식화 선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이르면 9일 최고위원회의를 전후로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대표 사퇴 여부는 최고위 결정 사안이기 때문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국무회의에서 조기 대선 날짜를 지정할 가능성이 큰 만큼 그 이후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날짜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너무 일찍 대표직에서 내려놓을 경우 조기 대선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일 수 있어서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의 빈틈을 노리는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도 속속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세계 각국 정상급 인사 100여 명에게 서한을 보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미뤄온 경선 방식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면서 ‘완전국민경선’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출마 방식 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박용진 민주당 전 의원은 대선 불출마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