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뒤 극우 지지층 차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구호. 윤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서 재출마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결정으로 파면되자 극우 지지층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윤 전 대통령의 복귀’가 가능하다는 설이 퍼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재출마는 법적으로 불가능해 ‘희망 회로’를 돌리는 것뿐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6일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극우 성향의 유튜브 등에는 ‘YOON AGAIN’(윤 어게인)이라는 열쇳말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다시 재출마해 헌재의 파면 선고로 대통령직을 상실한 것을 만회해야 한다는 취지다.
전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쪽에서 공개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옥중서신에 “윤 어게인, 다시 대한민국! 다시 윤석열! 다시 대통령!”이라는 내용이 담기면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명맥을 이어야 한다는 극우 지지층의 헌재 불복 정서가 ‘윤 어게인’이란 구호를 통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재출마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파면 처분을 받은 공무원은 5년간 공직에 임용될 수 없다. 헌법도 대통령 중임을 허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이기 때문에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 사면을 받지 않고서는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된다. 여기에 △명태균 게이트 △체포영장 집행 방해 의혹 △채아무개 상병 수사외압 의혹 △고발사주 의혹 등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정치적 입지를 유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윤 어게인’이 단순히 윤 전 대통령의 물리적 재출마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이 정치적 영향력을 이어받을 수 있는 보수 정당의 대선 후보가 돼야 한다는 개념까지 포함한 것이어서, 향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극우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친윤 후보’ 솎아내기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국민의힘 안에서 오히려 윤 전 대통령의 구심력이 더 강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뒤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나 ‘대선 승리’를 당부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정상적인 사고라고 볼 수 없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윤 어게인이면 오히려 떙큐”라고 반색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지속되면 안 그래도 수세에 몰린 보수 정치권이 차기 대선에서 더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란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