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국정원장 문자 논란도…‘윤석열 파면’을 확정지은 헌재 결정적 장면들
2024년 12월 3일 대통령의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혼란이 4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면서 4개월여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거리에서는 탄핵 반대 시위가 거셌지만, 11차례의 변론기일 동안 진행된 증인 심문 과정은 시종일관 탄핵을 청구한 국회 측에 유리한 구도로 진행됐습니다. 탄핵심판의 중요한 순간들을 정리했습니다.
‘윤석열 파면’을 확정지은 헌재 결정적 장면들
가장 많이 회자된 건 현장에서 딱 걸린 거짓말 장면이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본인이 자신의 거짓말을 자신의 발언으로 실시간 반박하고 그게 생중계된 희대의 명장면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딱 걸린 거짓말
지난 2월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6차 변론기일에서 발언을 살펴보면 자신의 주장이 사실상 거짓말임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제가) 인원이라고 얘기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냥 사람이라는 표현을 놔두고 또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라는 말을 저는 써본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발언하고 정확히 1분 11초가 지난 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자신은 쓰지 않는다는 ‘인원’을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국회 본관을 거점으로 확보해서 불필요한 인원을 통제한다는 목적으로 들어갔는데…그 안에는 약 15명 20명이 안되는 인원이 들어갔고 밖에도 혼잡할 뿐 아니라 그 안에도 그 7층 건물 안에도 굉장히 많은 인원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황당한 명대사들…‘요원’부터 ‘계몽’까지
황당한 명대사들도 넘쳐났는데, 그중엔 “의원 아니라 요원” “계몽됐습니다” 같은 게 있었죠. 이후 소셜미디어에는 국회요원 인증 사진과 ‘계몽’ 패러디들이 넘쳐났습니다.
지난 1월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4차 변론기일에서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신문 때 ‘의원’이 아닌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습니다.
피청구인측 변호인
“사실은 증인이 특전사령관 곽종근으로부터 너무 혼잡하다는 보고를 받고 사상자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그죠?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을 김병주 국회의원이 의원들을 빼내라고 한 것으로 둔갑시킨 것이죠?”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네, 그렇습니다”
지난 2월25일, 11차 변론기일에 윤 전 대통령측 변호사는 “자신이 계몽됐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피청구인측 변호사
“제가 임신과 출산과 육아를 하느라 몰랐던 민주당이 저지른 패악을, 일당독재의 파쇼행위를 확인하고, 아이와 함께하려고 비워둔 시간을 나누어 이 사건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계몽되었습니다”
재판관에게 항의 한 尹측 변호사 “엑스맨 아니냐”
엑스맨 논란도 있었습니다. 지난 2월 13일 8차 변론기일에서는 피청구인측 변호사가 헌재 재판관을 향해 짜증 섞인 항의를 하자 윤 전 대통령이 이를 만류하는 장면이 포착됐기 때문이죠.
윤석열 전 대통령
“적어서 할 문제가 아니라 제가, 본인이 직접 물을 수는 없게 돼있습니까 규정상?”
문형배 헌재소장
“그럴려면 저희가 평의를 다시 해야 합니다”
피청구인측 변호사
“규정의 근거가 뭔지”
윤석열 전 대통령
“됐어”
문형배 헌재소장
“저희들 평의의 결과가 그렇기 때문에 그걸 바꾸려면...”
피청구인측 변호사
“법적 근거를 들어주십시오”
문형배 헌재소장
“법적 근거는 소송지휘권 행사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알겠습니다”
2월4일 열린 5차 변론기일엔 증인에게 허를 찔린 윤 전 대통령 변호사가 언성을 높기도 했습니다.
피청구인측 변호사
“보좌관은 이런 메모를 들은 적도 없고 메모를 작성을 지시한 적이 없다라고 보좌관은 진술하고 있습니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참고로 제 보좌관이 한명이 아닙니다”
피청구인측 변호사
“세명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세명 다 이렇게 진술했습니까?”
피청구인측 변호사
“그건 답변드리기 어렵습니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왜 답변드리기 어렵습니까? 보좌관은 작성한게 없다고 말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피청구인측 변호사
“제가 증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피청구인측 변호사
“이재명 우원식 박지원 기타 민주당 의원과 전화 카톡 텔레그램 기타 메신저를 이용해서 연락한 사실이 있나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우리 변호인께서 제 통화내역까지 다 조회를 하셨던데 이미 다 알고 계신 거 아닙니까”
피청구인측 변호사
“아직 회신이 오지 않았습니다. 있나요?”
홍장원 국정원 1차장
“한번 회신 오면 확인해보시죠. 재판정이긴 하지만...저기 변호인님 제가 피의자로서 검사에게 조사받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증인이잖아요”
피청구인측 변호사
“네 죄송합니다”
탄핵인용 확정지은 결정적인 말, 말, 말
탄핵인용을 확정지은 결정적 발언들도 쏟아졌는데, 상당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믿었던 사람들의 입을 통해 나왔습니다. 지난 2월11일 7차 변론기일에선 계엄은 곧 내란이라는 프레임이 국무위원들을 몰아가고 있다고도 주장했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형식적인 흠결이 있다’는 발언으로 사실 국무회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2월11일, 7차 변론기일)
“계엄=내란이라고 하는 프레임으로 자꾸 물으니까 아마 국무위원들이 그런 식으로 답변을 한 거 같은데 도대체 국무위원이 대통령실에 그러면 뭐 간담회를 하러 오거나 뭐 놀러 왔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얘기입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2월20일, 10차 변론기일)
“통상의 국무회의와는 달랐고 또 형식적인 또 실체적인 흠결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1월23일, 4차 변론기일)
“그 안에는(국회 본관 건물 안에는) 약 15명 20명이 안되는 인원이 들어갔고...”
피청구인측 변호인(1월23일, 4차 변론기일)
“실제 특전사가 국회 본의사당에 얼마나 들어갔는지 아십니까”
김용원 전 국방장관
“280명”
피청구인측 변호인
“본관에 다 들어갔습니까”
김용원 전 국방장관
“280명이 질서 유지를 위해 활동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1월23일, 4차 변론기일)
“포고령에 사실 뭐 법적으로 검토해서 손댈 것은 많지만 어차피 이 계엄이란 게 길어야 하루 이상 유지되기도 어렵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1월20일, 10차 변론기일)
“일상적인 의전 예를 들면 이틀 뒤에 무역협회의 무역의 날 행사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대신 좀 참석해달라”
피청구인 측 변호인(2월11일, 7차 변론기일)
“이 보안시스템이 취약하다는 것, 지금 말한 사전투표소, 개표의 문제, 그리고 DB장악의 문제, 악성코드 감염의 문제 이런 모든 것들이 결국은 선거가 정상적으로 치러지지 않고 무결하게 치러지지 않게 되는 일종의 조건을, 주요 여건을 만드는 일들이고 국민적으로는 그런 것들이 엄격하게 교정되어 있지 않으면은 우려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것이죠?”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2월11일, 7차 변론기일)
“시스템에 대한 점검만 했기 때문에 이것을 가지고 부정선거와 같이 전체적으로 보면 안될 수도 있는 부분이 있다”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 (2월11일, 7차 변론기일)
“계속 말씀드리는데, 그거는 선거 소송을 통해 이미 확정된 사실 관계나 판단이에요. 그런데 선관위 사무총장을 불러놓고 그런 내용에 대해 자꾸 질문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
“특히 군부 권력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선거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극도로 제한이 돼야 한다, 제한이 아니라 있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인겁니다. 그래서 계엄령이 선포가 돼서 적법한 계엄 하에서도 선거관리는 군부에 그 업무가 이관되지 않습니다”
尹측이 제출한 자료에서 드러난 뜻밖의 사실
대통령 측이 제출한 자료를 통해 뜻밖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는데, 그 와중에 나온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해명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회측 변호사(2월13일, 8차 변론기일)
“계엄 전날인 12월2일날 대통령 영부인으로부터 문자를 2통 받아요 그런 내역이 있습디다. 그리고 그날은 답장을 못하고 그 다음날 증인이 답장을 보냈어요. 그 무슨 내용인지 기억하십니까”
조태용 국정원장
“글쎄 그건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국회측 변호사
“계엄 전날 당일날 영부인하고 문자 주고받은 거는 더 이상하지 않나요. 국정원장이 영부인하고 왜 문자 주고받습니까”
윤석열 전 대통령(2월20일, 10차 변론기일)
“제 처와 국정원장간에 휴대폰 문자 주고받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건 저도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원래 휴대폰을 다 없애버렸기 때문에 저는 그 통화 내역이 어떤건지 사실 궁금합니다”
당당하고 소신있는 스타 증인들
그 와중에 당당하고 소신있는 답변 태도 덕에 주목받은 스타 증인들도 있었습니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2월4일, 5차 변론기일)
“12월 3일 날 곧 계엄이 해제되고 계엄군이 철수했습니다. 그래서 12월 4일날 하루가 지났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들을 하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두 가지가 보였습니다. 정확히 따지면 두가지가 걱정스러웠습니다. 저는 군이 안정화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군이 안정화가 안된 상태에서 향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 다소의 우려를 가지고 있었고요. 두번째는 뭔가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이게 좀더 큰 위기로 다가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실은 대통령님을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지금 생각해도 만약에 말씀드린 것처럼 대통령께서 진심으로 국민들께 사과하시고 당시에 지금 말씀하고 계신 여러가지 마음의 심경을 말씀하셨다면 국민들이 훨씬 더 우리 대통령님을 이해하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조성현 수방사 제1경비단장(2월13일, 8차 변론기일)
“그래서 제가 그 임무를(국회의원들을 외부로 끌어내라는) 부여받고 나서 바로 한 5분에서 10분 후에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전화를 드려서 이거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도 아니고 이거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특수전사령관님과 소통하고 재검토해달라고 했습니다(…). 상황이 이례적이었고 그 임무가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어떤 작전을 하게 되면 목적이 분명해야 되는데 단편적 과업만을 주셨는데 그것이 평상시에 우리가 고민하거나 생각지 못한 그런 임무를 준 겁니다. 국회를 통제하는 문제도 그렇고 의원을 끌어내라는 과업도 그렇고 그것을 들었던 군인 누구도 그것을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또한 일단은 후속부대에 대해서는 오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을 하고 그리고 좀더 저에게는 고민이 필요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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