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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선포와 포고령’ 등 5개 쟁점 모두 “위헌 중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가운데)와 7명의 헌법재판관들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파면한 이유는 ‘비상계엄 선포’ ‘계엄 포고령 1호’ ‘군·경을 동원한 국회 방해’ ‘영장 없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정치인·법조인 체포 지시’ 등 5가지 탄핵심판 쟁점이 모두 “위헌·위법성이 중대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행위에 대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국가긴급권 남용의 아픈 역사를 재현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국민 신임을 배반한 이 행위는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윤 “국가비상사태” 주장에 헌재 “평상시 권력 행사방법으로 대처 가능”

헌재는 이날 약 22분에 걸쳐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요지를 읽으며 계엄 선포 자체가 위법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그동안 야당의 ‘줄탄핵’과 2025년도 예산 삭감 등이 국정 위기 상황에 해당하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경고성·호소용 계엄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의 판단은 달랐다. 헌재는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법안들은 피청구인(윤석열)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거나 공포를 보류해 효력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2025년 예산안은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치지도 않은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탄핵소추나 입법, 예산안 심의 등 법에 명시된 권한을 행사한 것이 계엄 선포 요건인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는 위기였다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헌재는 계엄을 ‘정국 해결방법’으로 쓴 윤 전 대통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치·제도·사법적 수단을 써야 하는 일이지, 병력을 동원해 해결할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헌재는 “국회의 권한 행사가 위법·부당하더라도, 헌재의 탄핵심판이나 대통령의 재의요구 등 평상시 권력 행사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국가긴급권 행사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경고성 계엄’이었다고 항변한 것에 대해선 “실제 군·경을 동원해 국회 권한 행사를 방해한 것이 인정된다”고 했다.

계엄 선포를 위한 ‘5분 국무회의’의 절차도 위헌적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계엄 선포 직전 피청구인이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등에게 취지를 간략히 설명한 것은 인정되지만, 구체적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고 의견 진술 기회도 주지 않았다”며 “시행 일시·지역, 계엄사령관을 공고하지 않고 국회에 이를 즉시 통고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헌재는 ‘계엄 포고령 1호’에 대해서도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 활동 금지 등의 내용이 위헌적이라고 했다.

특히 헌재는 결정문에서 과거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과 유신체제 등에 대해 상술하며 윤 전 대통령이 오랜 독재 정권으로 인한 국민들의 아픈 역사적 경험을 상기시켰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헌법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국가권력 행사를 위임받은 국가기관이 그 권력 남용을 방지하지 않도록 권한과 기능을 분산시키고, 권력 상호 간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있다. 이는 집권 세력이 국가조직을 이용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 아픈 경험에 대한 반성”이라며 12·3 비상계엄 선포는 법치국가원리의 기본요소를 해친 것이라고 했다.

곽종근 “‘의원 끌어내라’ 지시” 증언, ‘홍장원 메모’ 등 모두 인정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인 4일 정청래 단장 등 탄핵소추단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할 목적으로 국회를 봉쇄하고 군인들에게 “의원들을 끌어내라” 등의 지시를 했다는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의 진술은 변론 내내 쟁점으로 부각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줄곧 ‘정치공작’ ‘내란 프레임’이라며 관련 증인들의 진술 흔들기에 주력했다.

그러나 헌재는 이 같은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군·경을 동원한 국회 방해 행위가 중대한 위헌 행위라며 “국회에 계엄해제 요구권을 부여한 헌법 조항을 위반했고,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불체포특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필요 시 체포 목적으로 국회의장, 각 정당 대표 등 14명의 위치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에 대해서도 “정당 활동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봤다. 헌재는 “국가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사명으로 해 나라를 위해 봉사한 군인들이 일반 시민들과 대치하도록 만들었다”며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고 국군통수의무를 위반한 일”이라고 했다.

병력을 동원해 선관위 청사를 점거하고, 출입을 통제하면서 당직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전산 시스템을 촬영한 것 등에 대해선 “영장주의를 위반한 것이자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심판의 ‘뜨거운 감자’였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메모’도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이 메모는 홍 전 차장이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정치인·법조인 등 체포 대상 명단을 통화로 듣고 적어뒀다는 것으로, 계엄 위헌성을 입증할 증거로 주목받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계속 메모의 진위를 문제 삼았지만,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체포 대상에는 퇴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전 대법원장, 전 대법관도 포함돼 있었다”며 “이는 현직 법관들에게 언제든지 행정부에 의해 체포될 수 있다는 압력을 받게 하므로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탄핵소추 사유 전부 파면할 만큼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국민주권주의 및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헌법이 정한 통치구조를 무시했으며, 국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했다”며 “이는 법치·민주국가원리의 기본원칙들을 위반해 그 자체로 민주공화정의 안정성에 심각한 위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권한은 어디까지나 헌법에 의해 부여받은 것으로, 피청구인은 가장 신중히 행사되어야 할 국가긴급권을 헌법에서 정한 한계를 벗어나 행사해 국민 불신을 초래했다”고 봤다. 이어 “법 위반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며 파면을 선고했다.

[전문]‘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 사건’ 헌재 선고 요지김정화 기자 [email protected]://www.khan.co.kr/article/202504041140001

[윤석열 파면]‘각하’ 결정 고집한 윤석열···그러나 헌재는 “모든 절차 적법”윤 전 대통령 측은 국회와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에 임하는 방식을 사사건건 지적하며 ‘각하’를 주장했으나, 헌재 결론은 “절차상 흠결은 없다”로 수렴했다. 헌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전반이 적법했다고 못 박았다. 헌재는 4일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서 “비상계엄 선포가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요구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그 위헌·위법 여부를 심사...https://www.khan.co.kr/article/202504041435001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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