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군·경 동원해 헌법기관 권한 침해…국민 신임 중대히 배반"


탄핵심판 선고 입장하는 헌법재판관들
(서울=연합뉴스)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5.4.4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전재훈 이도흔 기자 = 헌법재판소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하면서 무엇보다 비상계엄 선포가 국가긴급권을 남용한 중대한 법 위반 행위임을 분명히 했다.

계엄 선포는 협치를 통해 해결해야 할 정치적 문제에 군경을 동원해 헌법기관의 권한을 침해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였다는 것이다.

헌재는 그 근거로 먼저 윤 전 대통령이 국회와의 대립 상황을 타개할 목적으로 군·경을 국회에 투입해 국회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방해한 점을 꼽았다.

또 병력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압수수색하도록 해 헌법이 정한 통치 구조를 무시했고, 포고령을 발령해 국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했다고도 밝혔다.

헌재는 이러한 행위 자체가 법치국가·민주국가 원리의 기본 원칙들을 위반하는 것이었다며 "그 자체로 헌법질서를 침해해 민주공화정의 안정성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또 가장 신중히 행사돼야 할 국가긴급권을 헌법에서 정한 한계를 벗어나 행사함으로써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고 봤다.

문형배 권한대행, 탄핵 인용 결정문 낭독
(서울=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2025.4.4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다만 헌재는 야당의 주도로 이례적으로 많은 탄핵소추안이 발의됐고, 2025년도 예산안의 경우 증액 없이 감액에 대해서만 야당 단독으로 의결되는 등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있어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었음은 인정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이 수립한 주요 정책들은 야당 반대로 시행될 수 없었고, 그 과정에서 야당의 전횡으로 국익이 현저히 저해되고 있다고 인식해 이를 어떻게든 타개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인식이 정치적으로 존중돼야 하는 것도 맞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헌재는 윤 전 대통령과 국회 간 대립이 어느 한쪽의 책임이라 보기 어렵고, 민주주의의 원리에 따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소됐어야 할 정치적 문제였다며 계엄 선포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해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인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해 있다. 2025.4.4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국회의원 선거가 이뤄지기까지 2년간 자신이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고, 설령 원치 않는 선거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의 의사를 배제해서도 안 됐다고 밝혔다.

또 국회를 협치가 아닌 배제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 자체가 민주정치의 전제를 허무는 것이라고도 규정했다.

헌재는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윤 전 대통령이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고, 군경을 동원해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함으로써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고 판단했다.

그뿐만 아니라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의 파면으로 인한 국가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결론 내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992 3년간 지뢰 109개·불발탄 15개…'지뢰 찾기' 세계 신기록 보유자 정체 랭크뉴스 2025.04.07
44991 교육부 “의대 본과생 복귀 추세”…의협, 전열 재정비 수순 랭크뉴스 2025.04.07
44990 경찰 “내란 선동 혐의 전광훈, 모든 가능성 열고 수사” 랭크뉴스 2025.04.07
44989 국민의힘 “개헌·대선 동시투표 추진”…이재명 “내란종식이 먼저” 랭크뉴스 2025.04.07
44988 3년새 109개…‘지뢰 찾기 영웅’ 주머니쥐 로닌, 기네스북 세계 신기록 랭크뉴스 2025.04.07
44987 이재명, 유동규 재판 5번째 불출석…법원, 증인소환 포기 랭크뉴스 2025.04.07
44986 계단서 넘어져 뇌사상태 빠진 50대 가장···100여명에게 ‘새 삶’ 선물하고 하늘로 랭크뉴스 2025.04.07
44985 코스피, 2거래일 간 6% 하락… “1990년 이후 상위 1% 하락률” 랭크뉴스 2025.04.07
44984 이재명 "개헌 필요하지만 내란종식 먼저…국론분열 부를수도"(종합) 랭크뉴스 2025.04.07
44983 국힘 김상욱 “윤 전 대통령 출당 당연…내가 왜 징계 대상인가” 랭크뉴스 2025.04.07
44982 지브리 프사는 저작권 침해일까 랭크뉴스 2025.04.07
44981 김수현, ‘굿데이’서 통편집… 전체 샷에서도 ‘흰선’으로 잘려 랭크뉴스 2025.04.07
44980 코스피 5% 안팎 급락…일본·중국도 폭락 중 랭크뉴스 2025.04.07
44979 "하루에 대졸자 월급 번다"…'일당 30만 원' 중국서 핫한 아르바이트 뭐길래 랭크뉴스 2025.04.07
44978 “남자와 할 바엔 차라리”…싸우기도 전에 무릎 꿇은 펜싱 선수,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4.07
44977 레이더 피하는 무인기용 5500lbf급 엔진, 12년 만에 첫 선 랭크뉴스 2025.04.07
44976 "국힘, 벼룩도 낯짝이 있지‥대선후보 내지 마" 직격 랭크뉴스 2025.04.07
44975 ‘관세 공포’ 속 외국인 1조원 순매도에 코스피 휘청 랭크뉴스 2025.04.07
44974 홍준표 "헌재 폐지하고 대법원에 헌법재판부 신설해야" 랭크뉴스 2025.04.07
44973 경찰, '내란선동 혐의' 전광훈 목사 고발인·참고인 조사 마쳐 랭크뉴스 2025.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