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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 분석]<5> 앞으로 5년, 제대로 시행하려면

편집자주

정부의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2025~2029년) 4대분야 20개 과제를 각 분야 전문가들과 분석합니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의 불법 번식장 뜬장에서 개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루시의친구들 제공


농림축산식품부는 2월 27일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 동물복지정책의 기반이 되는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2025~2029년)
을 발표했다. 동물 '보호'에서 적극적 '복지'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 학대·유기를 예방하고, 책임감 있는 반려동물 돌봄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 11만3,000마리에 달한 유실·유기동물은 2029년까지 6만 마리로 줄이고, 동물보호법 위반 건수(지난해 기준 1,200건)는 같은 기간 50%까지 감축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내놨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동물복지 안전망 강화 △인프라 확충 △반려문화 확산 △동물영업 및 의료체계 개선 및 연관산업이라는
4개 분야에 각각 5개씩 총 20개의 세부과제
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종합계획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인 내용과 시행 시기,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한국일보는
권유림 변호사(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사들 대표), 박정윤 수의사(올리브동물병원장),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이사,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 천명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 5인과 20개 세부 과제를 차례로
집중 분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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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0123320000217)

이번에도 농장·실험동물은 제외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 주요 내용. 그래픽=송정근 기자


충북 음성군 한신농장에서 새끼 돼지들이 젖을 먹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번 종합계획 내용의 대부분은 반려동물에 관한 것으로
농장동물, 실험동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 20개 세부 과제 중 농장동물, 실험동물과 관련된 것이 단 하나에 그쳤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이사
는 "종합계획 85쪽 중 농장동물과 실험동물은 각각 3쪽에 불과하다"며 "내용면에서도 반려동물과 관련된 계획에 비해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농장동물의 경우 법적 효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에 그치고 있고, 실험동물의 경우 실험동물 교육·컨설팅 및 지도·점검 관리를 이해 충돌이 있는 산업 지향적 전문가 단체에 위임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어서다.

더불어 제2차 종합계획에는
경주마·지역축제·소싸움 등에 이용되는 동물의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하겠다는 내용
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이번 종합계획에서는
빠졌다
. 역시 제2차 종합계획에 들어가 있던
재난 시 반려동물 동반 대피소 마련
도 지금까지 단 하나의 공식적인 대피소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
천명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
는 "동물복지 정책이 갖는 철학과 목표는 모호하고 불명확한 반면 실행 계획은 실제로 반려동물에 초집중돼 있다"고 비판했다.

유통 구조개선 없이는 결국 개선에 한계

경기 화성시의 한 허가 번식장에서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하던 개 1,400여 마리가 구조됐다. 화성시허가번식장 동물구조단체연합 제공


반려동물뿐 아니라 농장동물 복지를 개선한다고 하지만
유통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시설과 인력을 강화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이다. 천 교수와
유림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대표
는 특히 반려동물의 경우
'생산업자→경매장→펫숍'
이라는 중간 유통 구조를 전제로 제도를 설계하는 점이 문제라고 봤다.

권 대표는 "유통 구조 자체가 동물학대를 내포하고 있다면, 그것을 전제로 한 관리 강화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며 "불법 번식장에서 집단 폐사하거나, 질병 감염 상태로 유통이 반복되는 사건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2023년 경기 양평군에서는 번식장에서 버린 개나 유기견을 넘겨받아
1,400마리가 넘는 개를 굶겨 죽이는 사건
이 발생했고, 같은 해 경기 화성시
허가 번식장에서는 엄마개의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고
, 죽은 개는 냉동실에 방치하는 등 동물학대가 이뤄진 게 드러나 공분을 샀다.

불법 민간동물보호시설의 양성화
역시 계도기간 운영 및 점검·홍보를 한다고 해도
관련법 개정과 지자체 협조가 먼저
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5월 기준 전국 민간 동물 보호소 전국 142곳에서 1만5,298마리를 보호하고 있지만 같은 해 11월 말 기준 신고한 곳은 4곳에 불과하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
는 "민간 동물 보호소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건축법(국토교통부), 가축분뇨법(환경부) 등의 규제완화와 예외항목 조항이 반드시 필요하며, 지자체의 협조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취지는 좋지만 실효성 떨어지는 내용도

2019년 경기 여주시의 개농장에서 구조돼 해외로 입양 간 '봄이'. 지금은 한 가정의 반려견으로 살아가고 있다. 한국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제공


동물학대 행위자에 대해 일정 기간 동물을 사육하
지 못하도록 하는
사육금지제의 실제 시행시기는 2027년
이다. 반려동물 서비스업의 제도화를 추진한다고 하지만
서비스업 현황 실태조사조차 2026년
부터 시작된다. 생산·수입·판매·전시업에 대한
허가 갱신제 도입도 시행 시기가 2028년
으로 예정돼 있다. 권 대표는 "사육금지제, 서비스업 제도화, 영업자 허가 갱신제의 취지는 모두 좋지만 그 시기가 매우 늦다"며 "더욱이 그간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위법·학대행위에 대한 대응방안은 없다"고 지적했다.

박정윤 수의사
도 "사육금지제의 취지는 좋지만
사육금지 기간이 지난 뒤에는 원래 소유자에게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
"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학대 동물에 대한 소유권 박탈
학대 행위 재발 시 영구적 사육 금지제 도입
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수의사는 또 "동물 학대 예방 교육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학대 상황 발견 시 신고하는 구체적인 방법 등을 알려주는 게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유기동물 응급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동네 고양이. 한국일보 자료사진


입양 활성화
역시 마찬가지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
은 "입양 활성화를 위해 홍보를 통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하는 정책이 제시됐지만 이보다
지자체 보호소의 기본적인 위생상태 및 방역체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마련
돼야 한다"고 전했다.

더욱이
해외 입양 목적
의 경우 입양계획서를 작성하면 지자체 동물보호센터 담당자가 사전심사를 하고 재입양 완료 시 최종 입양 가정의 사진 등을 통해 확인하도록 한 내용은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
이 나온다. 채 국장은 "국내외에 관계없이 보호소 입양동물의 재입양 사실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다 업무가 과도한 가운데 담당자가 최종 입양 가정의 환경 까지 확인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산업 활성화도 동물복지 기반해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반려동물 장례시설 서비스는 아직 부족하다. 연합뉴스


이번 종합계획에 동물 연관 산업 분야와 의료 분야 활성화가 포함돼 있지만
동물 복지 향상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내용이 부족하다는 의견
도 나왔다. 박 이사는 "장묘업만 보더라도 입지제한 완화 등의 내용은 있지만 그동안 동물권과 정치권에서 제안해 온
공공화장장의 설치나 이용에 대한 논의
는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동물 의료분야에서도
취약계층을 위한 동물 의료 제공이 제외
돼 있는 등 동물 복지를 위한 계획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반려동물 관련 제품 선호도 시험을 목적으로 하는 실증 시설인
'원 웰페어 밸리(One-Welfare Valley)' 조성 계획에 대한 비판
도 나왔다. 천 교수는 "원 웰페어는 인간과 동물, 생태계 건강이 서로 연계돼 있다는 '하나의 복지'라는 개념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며 "동떨어진 내용의 정책에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해당 대책이 벤치마킹한 영국
월섬 반려동물 돌봄 과학센터
와 원 웰페어 밸리의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부풀려진 산업의 양적 팽창과 수익 증대에 대한 기대를 보다 현실적이고 동물 친화적인 방식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1. ① 1. 전반적 동물복지 개선
    1. • 강아지를 '쥐불놀이'하듯 돌린 학대자···"사육금지제 2년 뒤? 너무 늦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3010030003472)
  2. ② 2. 조직, 시설 등 인프라 확충
    1. • 불법 민간 동물 보호소 개선한다지만···높은 문턱에 신고는 고작 4곳뿐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2615380004891)
  3. ③ 3. 올바른 반려문화 확산
    1. • '유기견과 여행'이 동물복지 인식 개선? "마당개 복지 고민이 먼저"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2415330004678)
  4. ④ 4. 영업 의료개선 및 산업 육성
    1. • 반려동물 사료 테스트 시설 설립이 동물 복지 향상? "산업 육성도 철학 있어야"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0123320000217)
  5. ⑤ 5. 앞으로 5년, 제대로 시행하려면
    1. • 번식장서 굶겨 죽이고 엄마개 배 가르고···유통 문제 해결 없이 동물학대 막을 수 없어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0115380001671)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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