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임하면 개호송 숲 일부가 산불에 피해를 본 가운데 수목치료업체에서 까맣게 탄 소나무를 세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겹치면서 대형 산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무를 심는 날인 식목일(4월 5일)에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지자체들은 오는 5일(토요일)이던 식목일 기념행사 취소에 나서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아이러니하게도 역대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날은 식목일이었다. 식목일이 공휴일이던 2003년~2005년에는 총 61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공휴일 해제 이후인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85건이 발생했다. 특히 식목일이 공휴일이던 3년간 평균 산불 건수는 20.3건으로, 공휴일 해제 이후 연간 평균 (4.7) 건수보다 훨씬 많다.
이는 식목일이 보통 청명과 한식과 겹치거나 하루 차이로 인접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성묘객과 야외활동 인구가 몰리는 시기와 겹쳐 산불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식목일 전후로 청명·한식 연휴와 주말이 겹치면서 성묘객이나 등산객에 의한 산불이 많아지고, 농사 준비를 위한 쓰레기 소각도 산불 위험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영남권 대형 산불 사태로 인해 전국 지자체들은 식목일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충북 옥천군과 영동군은 산불 비상 대응 근무를 이유로 식목 행사를 전면 취소했으며, 음성군은 봉학골 산림욕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나무 심기 행사를 중단했다. 경북 김천시도 오는 10일로 예정됐던 기념행사를 취소했다. 이 외에도 인천, 대구, 경남 창원 등에서 계획됐던 봄꽃 축제 역시 취소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식목일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기온이 6.5도일 때가 나무를 심기에 가장 적합한 때이다. 식목일은 그에 맞춰 지정됐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식목일의 평균 기온이 올라가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940년대 식목일 평균기온은 7.54도였다. 하지만 2021년 이후 식목일 기온은 매년 10도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16.6도까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