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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최대 스마트폰 생산국 베트남·중국에 관세 폭탄
“미국은 아이폰 최대 판매 시장… 애플이 삼성보다 타격 더 클 것”
스마트폰 3위 샤오미, 중국서 안정적 기반… 관세 폭탄 사정권 벗어나
“‘자국 우선주의’ 트럼프, 아이폰에 관세 면제해 줄 것”

일러스트=정서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베트남과 중국 등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요 스마트폰 생산국을 대상으로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중국산 아이폰에 관세를 면제할 경우 가까스로 1위 자리를 고수 중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내 입지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애플 스마트폰 생산국에 관세 폭탄 터트린 美
지난 2일(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국가에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60여개국에 대해선 국가별 차등을 둔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공개한 국가별 상호 관세율을 보면 베트남(46%)이 가장 높았다. 이어 태국(36%), 중국(34%), 인도네시아(32%), 대만(32%), 스위스(31%), 인도(26%), 한국(26%), 일본(24%), 유럽연합(20%) 순으로 높았다. 중국의 경우 앞서 부과된 관세 20%까지 합산하면 총 54%의 관세를 물게 된다.

눈에 띄는 것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지가 위치한 베트남과 중국의 상호 관세율이 높게 책정됐다는 점이다.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50% 이상이 베트남에서, 애플의 아이폰 물량의 85%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의 삼성전자 저가형 스마트폰은 일부 물량이 중국에서 제조되나, 미국 같은 선진국 보다는 신흥국에 주로 수출되고 있어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한 영향은 크게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인도에서도 스마트폰을 생산하지만, 대부분의 물량을 인도 현지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관세 후폭풍으로 미국 시장에서 만큼은 양사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가격 인상은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고,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업에는 부담이 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한 관계자는 “미국은 중국이나 인도와 달리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이라, 삼성과 애플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이라며 “이번 관세 조치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글로벌 생산전략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애플 텃밭… ‘갤럭시’보다 ‘아이폰’이 타격 더 클 듯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상호 관세 조치로 애플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애플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주요 판매국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애플이 65%, 삼성이 18%로 격차가 크다. 상호 관세율 역시 애플(중국)이 54%로 46%인 삼성(베트남)보다 더 높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은 애플의 양대 시장이고, 특히 중국은 애플 제품의 최대 생산국”이라며 “고관세로 미국 시장에서 타격을 받을 뿐 아니라, 중국에서 반미 정서가 높아지면 중국 내 아이폰 판매도 저조해질 수 있다. 중국 정부로부터 각종 규제가 들어와 아이폰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했다.

3위 샤오미, 중국 기반으로 급부상 가능성
일각에선 삼성과 애플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세에 흔들리는 사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이 쌓아올린 아성을 중국 샤오미가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 여파로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하면 샤오미가 반사이익을 얻어 1~2위 자리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판매량 기준) 1위는 삼성전자(19%)였다. 애플(18%)과 샤오미(14%)가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들은 “샤오미의 최대 판매처는 중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데다, 미국이 주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사정권에 들어가 있지 않다”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유지된다는 조건 하에 샤오미가 글로벌 1위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 업체의 반사이익을 트럼프 행정부가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중국산 아이폰에 관세 면죄부 줄 것”
“삼성전자에 더 큰 악재는 중국에서 생산한 아이폰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는 결국 애플의 관세를 면제해줄 것이다.” 김경원 세종대 경영학과 석좌교수는 이번 상호 관세 조치로 인한 전망을 이렇게 내놓았다.

과거 트럼프는 중국산 아이폰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준 전례가 있다.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중국산 아이폰에 대한 관세 면제를 이끌어낸 적이 있다. 김경원 교수는 “한국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트럼프와 관세 협상을 위한 ‘당근 리스트’를 준비해야 하고, 삼성은 미국에 생산공장 구축을 약속하는 등 관세 인하를 위한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결국엔 트럼프 손에 ‘갤럭시’와 ‘아이폰’의 운명이 달린 셈”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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