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1월부터 정직 기간 보수 지급 않기로
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캠코, 노사 협의 ‘난항’
‘882억 부당대출’ 직원, 중징계 받아도 보수 받아
한국산업은행이 올해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처분을 받은 임직원에겐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징계를 받아도 급여는 꼬박꼬박 챙기는 관행이 만연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공무원보다 ‘철밥통’인 공공기관 직원들은 그간 정직 처분을 받아도 기본급은 물론 성과급까지 그대로 받는 경우가 많았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총 7곳 중 부적절한 보수 지급을 제한하고 있는 곳은 산은을 포함해 4곳이다.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3곳은 노사 협의가 공회전 중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노사 합의로 올해 1월 1일부터 특정 사유로 정직을 받은 직원에 대해 정직 기간 중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산은은 이전까진 정직 기간에도 기준급(기본급)의 40%내에서 보수를 지급해 왔다.
국가공무원법상 정직은 파면·해임·강등 다음의 중징계로 공무원이 정직 처분을 받으면 그 기간 보수 전액이 삭감된다. 하지만 공무원과 달리 공공기관은 자체 보수 및 직원 상벌 규정에 근거해 정직 처분 직원에 대해 기본급에 성과급까지 그대로 지급하는 곳이 많다. 정직 처분을 받으면 보통 1~6개월 동안 신분은 유지하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데, 직무 성격의 급여만 삭감하는 것이다.
평균 연봉이 높아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공기관도 다수 포함됐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3년 1월 1일부터 2024년 7월 31일까지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 중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 부적절한 보수를 지급한 곳은 총 5곳이다. 산은은 이 기간 정직 처분 직원 3명에게 1800만원을 지급했다. 이밖에 중소기업은행은 8명에 1억4680억원을, 신용보증기금은 3명에 2677만원을 지급했으며, 한국자산관리공사(2명, 942만원), 주택금융공사(1명, 659만원)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주택금융공사는 2023년 10월 정직 기간엔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내부 규정을 개선했으며, 산은도 올해 1월부터 바뀐 규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외엔 여전히 정직 처분 직원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본봉의 60% 내에서 보수를 지급하고 있으며,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기준월액(기본급-직무급)의 80%까지 지급할 수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급 비율에 대한 규정이 아예 없다.
3개 기관 모두 내규 개정을 위해 “노조와 협의 중”이라고 하지만, 논의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수년 전부터 ‘정직 기간 중 보수 지급 금지’ ‘중징계 처분 또는 금품·향응 수수, 횡령,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음주 운전에 대한 징계 시 성과급 지급 금지’를 노사 협의 안건으로 올리고 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도 매 분기 사측에서 같은 안건을 상정하지만,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금융 공공기관 노조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의 지침을 준수할 경우 더 높은 경영실적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측은 해당 안건을 거듭 올리고 있다”며 “취지엔 공감하나, 다른 현안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조건 없이 수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문제는 금융 공공기관에선 여전히 재산, 성(性), 음주운전, 채용 관련 비위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5일 기업은행 임직원 20명이 연루된 82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사건 연루 직원에 대해선 일벌백계하겠다”고 했으나, 내규가 개정되지 않는 이상 이 직원들은 중징계를 받아도 보수를 받을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맞지 않을뿐더러, 일반 기업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기업은행뿐만 아니라 모든 공공기관의 문제인데 해결이 시급한 사안이다”라고 했다.
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캠코, 노사 협의 ‘난항’
‘882억 부당대출’ 직원, 중징계 받아도 보수 받아
그래픽=정서희
한국산업은행이 올해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처분을 받은 임직원에겐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징계를 받아도 급여는 꼬박꼬박 챙기는 관행이 만연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공무원보다 ‘철밥통’인 공공기관 직원들은 그간 정직 처분을 받아도 기본급은 물론 성과급까지 그대로 받는 경우가 많았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총 7곳 중 부적절한 보수 지급을 제한하고 있는 곳은 산은을 포함해 4곳이다.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3곳은 노사 협의가 공회전 중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노사 합의로 올해 1월 1일부터 특정 사유로 정직을 받은 직원에 대해 정직 기간 중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산은은 이전까진 정직 기간에도 기준급(기본급)의 40%내에서 보수를 지급해 왔다.
국가공무원법상 정직은 파면·해임·강등 다음의 중징계로 공무원이 정직 처분을 받으면 그 기간 보수 전액이 삭감된다. 하지만 공무원과 달리 공공기관은 자체 보수 및 직원 상벌 규정에 근거해 정직 처분 직원에 대해 기본급에 성과급까지 그대로 지급하는 곳이 많다. 정직 처분을 받으면 보통 1~6개월 동안 신분은 유지하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데, 직무 성격의 급여만 삭감하는 것이다.
평균 연봉이 높아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공기관도 다수 포함됐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3년 1월 1일부터 2024년 7월 31일까지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 중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 부적절한 보수를 지급한 곳은 총 5곳이다. 산은은 이 기간 정직 처분 직원 3명에게 1800만원을 지급했다. 이밖에 중소기업은행은 8명에 1억4680억원을, 신용보증기금은 3명에 2677만원을 지급했으며, 한국자산관리공사(2명, 942만원), 주택금융공사(1명, 659만원)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주택금융공사는 2023년 10월 정직 기간엔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내부 규정을 개선했으며, 산은도 올해 1월부터 바뀐 규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외엔 여전히 정직 처분 직원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본봉의 60% 내에서 보수를 지급하고 있으며,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기준월액(기본급-직무급)의 80%까지 지급할 수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급 비율에 대한 규정이 아예 없다.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3개 기관 모두 내규 개정을 위해 “노조와 협의 중”이라고 하지만, 논의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수년 전부터 ‘정직 기간 중 보수 지급 금지’ ‘중징계 처분 또는 금품·향응 수수, 횡령,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음주 운전에 대한 징계 시 성과급 지급 금지’를 노사 협의 안건으로 올리고 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도 매 분기 사측에서 같은 안건을 상정하지만,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금융 공공기관 노조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의 지침을 준수할 경우 더 높은 경영실적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측은 해당 안건을 거듭 올리고 있다”며 “취지엔 공감하나, 다른 현안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조건 없이 수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문제는 금융 공공기관에선 여전히 재산, 성(性), 음주운전, 채용 관련 비위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5일 기업은행 임직원 20명이 연루된 82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사건 연루 직원에 대해선 일벌백계하겠다”고 했으나, 내규가 개정되지 않는 이상 이 직원들은 중징계를 받아도 보수를 받을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맞지 않을뿐더러, 일반 기업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기업은행뿐만 아니라 모든 공공기관의 문제인데 해결이 시급한 사안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