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정치적 견해 오인” vs “교육 기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거리에 경찰이 차벽을 세워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시도교육청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생중계를 학생들이 시청하도록 권고하는 공문을 관할 학교에 보내자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교사의 정치적 견해가 작용했다는 식의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교육의 기회”라며 환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3일 초등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광주·경남·세종·전남·울산·인천·충남 등 7개 시도교육청은 4일 오전 11시로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생중계를 교육 과정에 자율적으로 활용하라는 권고 공문을 최근 각 학교에 내려보냈다.
충남교육청은 ‘민주시민교육 연계 헌재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TV 중계 시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에 “민주주의 절차와 헌법기관의 기능에 대해 학습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교육활동에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시청 여부와 활용 방법은 교육공동체 협의를 통해 결정하고,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해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교육청도 공문에서 “학교별 자율적인 시청을 권고하며, 교무 회의를 통해 방송 시청 사항을 결정하라”며 “학교 사정에 따라 학급별, 학년별, 전교생 시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5개 시도교육청도 비슷한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7개 시도교육청 교육감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진보 성향의 정근식 교육감이 이끄는 서울시교육청은 생중계 시청 권고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 보수·중도 성향 교육감이 있는 다른 시도교육청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초등교사노조는 “현장 교사는 시청 자체가 특정 정치적 견해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 민원 등이 부담스럽다”며 “단순한 시청 권장이 아니라 교육감의 정치 성향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전국에 있는 모든 학생이 민주시민교육의 역사적 체험이 가능하도록 TV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게 해달라”며 “아이들이 민주주의를 깊이 이해하고 성장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에서는 교육적 차원에서 ‘시청 권고’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많은 분위기다. “결과가 인용이든 기각이든 상관없이 민주 시민으로서 역사적 순간의 절차를 지켜본다는 것은 무척 교육적으로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교실에서 민주주의를 배우게 하는 선택이다” 등의 반응이 있었다.
일부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에도 교실에서 생중계를 시청했다며 교육청 권고에 동의했다. 반면 “이게 권고까지 할 사항이냐”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