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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직무유기 혐의 유죄 판단 어려움 없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초유의 현직 대통령 내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헌법적 방벽을 쌓을 역사적 임무가 결국 헌법재판관 8명 만의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 야권에서는 선고가 이뤄지는 것 자체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이지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끝내 거부한 한덕수·최상목을 단죄해 고위공직자부터 법치주의 기본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두 사람의 직무유기 혐의가 뚜렷해 형사처벌에 어려움은 없다고 본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관련 치안관계장관회의에서 “지금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공동체의 안정과 생존을 우선해야 할 때다. 분열과 갈등보다는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그 결과를 차분하고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한 단계 위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협조와 동참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법치주의’를 거듭 강조했다.

시민에게 법치주의를 ‘가르치고’ 있는 한 권한대행은 정작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도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계속 거부하는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재판관 후보자 3명 모두 임명을 거부해 대통령 탄핵심판이 불가능한 재판관 6명 체제로 만들려 했다. 헌재는 탄핵을 기각하면서도 재판관 5명은 미임명 행위가 위헌·위법임을 선언했다. 다른 1명은 ‘즉시 임명’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위헌·위법은 아니라고 했지만, 한 권한대행이 직무 복귀 열흘이 되도록 임명을 거부하면서 시간을 기준으로 한 위헌·위법 요건 역시 충족됐다는 것이 법조계 판단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 5당이 발의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은 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다. 최 부총리의 위헌·위법 행위 역시 한 권한대행 못지않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지난해 12월31일 재판관 3명 중 마 후보자 임명만 자의적으로 거부했던 최 부총리는, 헌재가 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선택적 임명이 위헌임을 결정한 이후에도 대놓고 임명을 거부했다. 최 부총리와 서울대 법대 동문인 한 법조인은 “고위 관료로서 법치주의에 대한 인식, 역사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저 정도 수준이라는 것에 놀랄 뿐”이라고 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헌법파괴범 한덕수 권한대행 고발 및 엄벌 촉구’ 기자회견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내란공범’, ‘체포엄벌’ 등이 적힌 스티커를 한 권한대행 사진에 붙이고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한덕수·최상목 두 사람은 이미 여러 기관에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1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한덕수 권한대행을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민주주의법학연구회도 한 권한대행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한 상태다.

지난달 11일에는 김정환 변호사와 차성안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최상목 당시 권한대행을 직무유기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역시 최 부총리를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는 “최고위 공직자가 헌재 위헌 결정을 공개적으로 무시하면서 국민에게는 법치주의를 말하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자 궤변이다. 이를 처벌해 바로잡지 않으면 법치주의가 한국사회에 발붙일 곳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덕수·최상목 두 사람의 직무유기죄는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라 이미 죄가 성립됐다. 기소는 물론 유죄 판단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뿐만이 아니라 헌법 수호의 책무를 고의로 방기하며 헌정붕괴 위기를 키운 한덕수 총리와 최상목 부총리의 책임을 묵과할 수 없다. 내란 수괴 파면과 함께 헌정 파괴범들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선고기일 지정 소식이 나오자 주가가 급등하고 환율이 떨어졌다. 권한대행을 맡은 한 총리와 최 부총리가 진작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명을 모두 임명했다면 탄핵심판은 진작 끝내고 경제 상황도 많이 좋아졌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헌재 결정 불복 및 탄핵심판 방해 혐의가 확정된 것 아닌가. 내란 수괴의 파면을 지연시켜 헌정 붕괴 위기를 키웠고 내란 수사를 고의로 방해한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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