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장제원(58) 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동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 전 의원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은 고인의 보좌진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장 전 의원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선 자필 유서도 발견됐다고 한다. 장 전 의원과 가까운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취재진과 만나 “장 전 의원이 어제 저녁쯤 주변 신변 정리를 한 것 같다”며 “유서는 아내가 갖고 있다. 주로 가족들이나 일부 지인에게 전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부산디지털대 부총장에 재직 중이던 2015년 당시 비서 A씨를 성폭행한 혐의(준강간치상)로 고소돼 최근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고소인 측은 2015년 11월 18일 자정 무렵부터 같은 날 오전 8시까지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장 전 의원이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피해자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했지만, 장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경찰 소환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1일 한 언론 보도로 2015년 사건 당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이 공개된 후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장 전 의원은 극단 선택을 했다. 장 전 의원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고소인 측은 1일 오전 예고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피의자인 장 전 의원의 사망으로 성폭력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될 방침이다.

부산 사상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장 전 의원은 장성만 전 국회 부의장의 아들로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에서 당선돼 처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2016년 20대 총선 땐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2020년 21대 총선에선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당선돼 3선 고지에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한 2021년 7월부터 그는 ‘원조 윤핵관’로 불렸다. 윤 대통령의 경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지만, 아들인 용준씨(가수 ‘노엘’)가 집행유예 기간 무면허 운전과 경찰관 폭행 혐의로 입건되며 경선 도중 2선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대선 막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2022년 3월 14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2022년 3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대통령직 인수위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장 전 의원을 지명했다. 이후 장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선 작업을 주도하는 등 새 정부 출범을 진두지휘했다.

윤 대통령 취임 뒤 당으로 돌아온 그는 친윤계의 구심점이 됐다. 2023년 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결성하며 친윤계의 당권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어진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장 전 의원은 당직을 맡지 않았지만,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장 전 의원의 힘이 세질수록 대통령실과 당의 견제도 늘어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실의 대대적 인적 쇄신 과정에서 장 전 의원의 추천으로 용산에 입성한 상당수 인사가 옷을 벗었다. 윤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김기현 의원이 대표직을 사퇴하자 장 전 의원의 당 영향력도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는 당의 쇄신 요구가 분출하자 선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부턴 싱가폴과 일본 도쿄의 게이오대 등에 머물며 윤석열 정부 탄생부터 12·3 비상계엄 사태까지의 비화를 정리하는 저술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지인은 통화에서 “장 전 의원이 부산을 해양 허브 중심지로 만들 수 있는 연구 등을 하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빈소는 2일 부산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시정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런 해결 방법밖에 없다니, 진심 안타깝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피해자의 안전도 꼭 도모해 달라”고 적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791 장제원 빈소 조문 행렬…정진석 "대통령 '가슴아프다' 말해"(종합) 랭크뉴스 2025.04.02
47790 승복의 ‘ㅅ’도 언급 않는 윤석열, ‘계산된 침묵’ 의심 랭크뉴스 2025.04.02
47789 헌재 집결한 與, 광화문으로 물러난 野... '탄핵 셈법'에 대응 갈렸다 랭크뉴스 2025.04.02
47788 물 한 모금 안 먹고 25시간 트럼프 비판…최장 연설기록도 깼다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4.02
47787 '메이드 인 차이나' 지우고 국산 둔갑…'제이에스티나'의 만행,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4.02
47786 선고 D-2에도 심야 집회 "만장일치 파면" vs "탄핵 기각" 랭크뉴스 2025.04.02
47785 '비트코인 사랑' 트럼프, 정말 이래도 되나…장·차남 채굴사업 뛰어든다 랭크뉴스 2025.04.02
47784 이재명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 랭크뉴스 2025.04.02
47783 美 상호관세 3일 발효… 80년 동맹체제 ‘흔들’ 랭크뉴스 2025.04.02
47782 아이유, ‘좌이유’ 비난에 “속상하지만 감당해야 할 부분” 랭크뉴스 2025.04.02
47781 [단독] 난폭해지는 집회… 3월 한 달간 119 구급 출동 100건 육박 랭크뉴스 2025.04.02
47780 버스기사의 ‘50초 멈춤’…시각장애인과 안내견에게 일어난 일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4.02
47779 인스타·페북으로 1조 벌었는데…메타, 韓에 낸 법인세 54억 원 랭크뉴스 2025.04.02
47778 계엄·포고령·국회장악…하나라도 중대 위헌이면 윤석열 파면 랭크뉴스 2025.04.02
47777 송영길 ‘정치자금법 위반’ 2심 첫 재판서 “후원금 개인적으로 쓴 적 없어” 랭크뉴스 2025.04.02
47776 본회의 뒤집은 與 의원 발언‥"공산주의자!" 누구 향했나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5.04.02
47775 '강남역 여친살해 의대생' 피해자 어머니 "가해자 엄벌" 호소 랭크뉴스 2025.04.02
47774 [이슈+] 심우정 검찰총장 딸 채용 의혹‥"극진한 배려"? 랭크뉴스 2025.04.02
47773 논란의 ‘구릿빛 피부’ 백설공주...결국 폭삭 망했수다 랭크뉴스 2025.04.02
47772 ‘탄핵 찬성’ 김상욱 “닭 목 비틀어도 새벽은 와…내 역사적 소명은 파면”[인터뷰] 랭크뉴스 2025.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