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이 공지된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을 경찰들이 진공 상태로 만들고 있다. 한수빈 기자
헌법재판소가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를 하기로 하면서 경찰이 1일부터 헌재 인근을 ‘진공상태’로 만들기 시작했다. 헌재와 가장 가까운 지하철 안국역 일부 출구가 이날 폐쇄됐고, 헌재 입구 앞 차도의 차량 진입이 차단됐다. 경찰은 헌재 인근 농성 천막 등에 있는 탄핵 반대 시위대도 해산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12시쯤 안국역에서는 5번 출구와 6번 출구를 제외한 모든 출입구가 폐쇄됐다. 지하철 내부에서 밖으로 나가는 출구 쪽에는 경찰 통제선이 설치됐다. 출구마다 경찰 4~5명이 시민들의 통행을 막아서며 “5번, 6번 출구를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안국역에서 헌재로 향하는 길에도 곳곳에 방패를 든 경찰들이 통제선을 정비하며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헌재 입구 앞 차도도 오후부터 차단됐다. 재동초등학교에서 헌재로 향하는 차도 앞에는 ‘교통 통제’ ‘우회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힌 경찰의 안내 표지판이 놓였다. 안국역에서 헌재 입구로 향하는 차도도 경찰차가 막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이 공지된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을 경찰들이 진공 상태로 만들고 있다. 한수빈 기자
경찰 관계자는 “탄핵 심판 선고 이틀 전(4월2일)까지 헌재 인근을 진공 상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시위대 해산 작업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쯤 안국역 일대와 재동초등학교 인근에는 각각 1인 시위대 30여명이 모여 “탄핵 각하”를 외치고 있었다.
헌재 입구 옆에서 철야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대통령 국민 변호인단은 1일 “오늘 오후 중 농성 천막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석동현 변호사는 국민변호인단 농성장에서 열린 ‘탄핵 반대 필리버스터’ 기자회견에서 “국민변호인단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지난 한달 노숙 농성을 하며 자리를 지켰지만 오늘 오후 중 이 농성장을 정리하려 한다”며 “좌파 세력이 들어올까 우려가 되긴 하지만 경찰과 충돌하기 보다는 장소를 옮겨 금요일 선고 때까지 철야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