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의 출국 장면을 보기 위해 공항을 찾은 팬들 때문에 통행이 막히자 공항 이용객이 크게 항의하는 모습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이에 연예인 공항 민폐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지난 29일 그룹 하츠투하츠의 김포국제공항 출국길에 몰려든 인파.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달 3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29일 해외 팬 사인회 일정을 위해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상하이로 출국한 그룹 NCT 위시 멤버 시온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출국장 면세 구역까지 시온을 따라 사진 찍는 팬이 몰려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온의 경호원이 “나오세요”라며 짜증스러운 말투로 길을 텄고, 이때 지나가던 한 공항 이용객은 큰 소리로 “뭐 대단하다고 승객들한테 소리 지르고 반말이야? 누군 소리 지를 줄 몰라서 안 지르는 줄 알아?”라고 호통쳤다.

시온 외에도 이날 일본 일정 참석을 위해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SM엔터테인먼트 8인조 신인 그룹 하츠투하츠(Hearts2Hearts)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공항에서는 출국장으로 향하는 하츠투하츠를 따라가며 사진을 찍는 팬들과 취재진, 멤버들의 안전을 지키려는 경호원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온라인상에 올라온 당시 영상에는 하츠투하츠 주위로 이른바 ‘대포’로 불리는 커다란 카메라와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이미는 팬들이 몰려든 모습이 담겼다. 또 한 시민이 아이가 다칠 뻔했다고 소리 지르며 “우리도 출국해야 할 거 아니야. 이 XXX들아”라고 목소리를 높인 음성이 들리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연예인의 공항 이용을 두고 네티즌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다수의 네티즌은 “오죽하면 욕까지 할까”, “솔직히 연예인들 민폐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판했다. 반면 일부 네티즌은 “현장 통제 못 한 소속사 잘못”, “전용 출입구 만들려 했는데 그때 다들 특혜라고 욕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입국과 출국 때 지나치게 연예인에게 관심을 주고, 심지어 의상 등 협찬하는 문화를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일부 연예인은 해외 출국 시 대형 패션 브랜드의 협찬을 받은 의상을 입고 공항에 등장한다. 이를 위해 소속사 측은 기자에게 출국 일정을 공유해 ‘공항 패션’ 사진을 촬영한다.

이 떄문에 취재진을 비롯해 팬들까지 일정을 알고 공항으로 몰려드는 상황이 발생한다. 지난해 7월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배우 변우석 과잉 경호 논란 이후 공항 측은 연예인 출국 시 별도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자 결국 철회했다.

조선비즈

방재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