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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4차 발사 준비하는 나로우주센터
4호기 단별 조립 한창 진행 중
발사대 설비 보강…“11월 발사 문제 없어”

지난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누리호 4호기의 2단 엔진에 대한 제어성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들이 함께 시험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국이 미세먼지로 뒤덮였던 지난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본 하늘은 쾌청했다. 당장이라도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를 쏠 수 있을 것 같은 날씨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023년 5월 25일 이곳에서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했다. 앞서 1·2차 발사와 달리 3차 발사 때는 누리호가 처음으로 실용 위성을 태우고 우주로 향했다.

나로우주센터는 누리호 3차 발사 이후 1년 반 가까이 고요한 시간을 보냈다. 2024년에는 누리호의 추가 발사가 없었다. 그 사이 누리호 개발을 이끌었던 1세대 ‘로켓맨’들은 보직을 내려놓고 2선으로 물러났다. 누리호 실전 발사를 지휘한 고정환 전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도 지금은 항우연 책임연구원으로 누리호 발사를 옆에서 돕고 있다.

나로우주센터가 공백을 깨고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은 올해 11월 누리호 4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후 2026년과 2027년 5차, 6차 발사가 연달아 이어진다. 작년 10월부터 누리호 4호기 조립이 시작되며 나로우주센터가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민간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우연과 원팀(one team)을 이뤄 발사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창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누리호 4호기 조립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우연·한화에어로, 현장에선 원 팀
이날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는 오는 11월 발사된 누리호 4호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누리호 4호기의 주요 부속품이 모두 도착해 조립 작업에 들어간 상태였다. 가장 먼저 75t 엔진 4개가 하나로 연결된 누리호 1단이 보였다.

이창배 항우연 책임연구원은 “지난 주에 막 엔진 4개를 모두 붙이는 작업을 끝냈고 지금은 잔여 배관 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작년 10월부터 시작한 4호기 조립 과정에서 이 공정이 가장 길고 기술적 난이도가 높았는데 5개월 만에 무사히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조립동 안에서는 1단 동체와 2단 동체가 분리돼 있었다. 동체마다 연구원들이 내부에 전자 장비를 채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산화제와 연료가 들어가는 탱크도 조립동에서 하나로 합쳐질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책임연구원은 “올해 8월까지 단별 조립을 끝내고 이후 발사 운용 과정에 따라 발사장 지상 설비도 준비를 마칠 것”이라며 “11월 발사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립동 안으로 더 들어가자 수십 명이 누리호 2단 엔진 앞에 모여 있었다. 2단 엔진이 원하는 각도로 정확히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일정 각도로 엔진을 움직이도록 하고, 실제 얼마나 명령을 잘 따르는지 확인하는 실험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점화를 하지 않을 뿐 실제 케로신(등유) 연료까지 주입하고 엔진의 움직임과 제어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엔진 각도의 미세한 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발사체가 정해진 궤적대로 올라가지 못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단별 조립이 진행 중인 누리호 4호기의 모습. 왼쪽 맨 앞에 보이는 구조물에 1단 엔진 4기가 조립이 끝난 채 있다. 오른쪽 뒤에 보이는 작은 구조물은 2단의 추진제와 연료 탱크이다. 단별 총조립은 8월에 마무리될 예정이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 곳에서 같은 일을 하지만 연구원들이 입은 점퍼는 똑같지 않았다. 항우연 옷을 입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점퍼도 보였다. 항우연과 한화에어로스페아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두 축이다. 누리호와 차세대발사체 지적재산권을 놓고 밖에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나로우주센터에서는 이미 원팀을 이루고 있었다.

이 책임연구원은 “3호기 때도 한화가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조립부터 책임지다 보니 한화 소속 엔지니어가 더 많아졌다”며 “지재권 문제가 남아 있지만, 조립과 관련해서는 항우연과 한화가 모든 걸 오픈하고 함께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5호기 제작도 돌입…발사대도 보강
누리호 4호기 조립이 한창인 조립동을 나와 발사대 쪽으로 향하자 엔진 시험동이 나타났다. 4호기에 들어갈 엔진은 모두 조립동으로 옮겨진 상태지만, 이곳에도 75t 엔진 1기가 있었다. 지상연소시험설비를 담당하는 전준수 항우연 선임연구원은 “누리호 5호기에 들어갈 첫 번째 엔진이 이번 달에 들어와 엔진 수락 연소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진 수락 연소시험은 누리호의 핵심인 엔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로, 로켓 제작의 시작을 알리는 단계다. 누리호에는 75t급 엔진 5기와 7t급 엔진 1기 등 총 6기 엔진이 들어간다. 엔진 수락 연소시험은 엔진 1기마다 1~2개월에 걸쳐서 진행된다. 전 선임연구원은 “시험이 끝난 엔진은 세척 등을 거쳐서 조립동으로 옮긴다”며 “5호기에 쓰일 엔진 시험은 올해 10월쯤 마무리하고 조립동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준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나로우주센터 엔진 시험동에서 진행 중인 엔진 수락 연소시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속 스탠드에는 누리호 5호기의 첫 번째 1단 엔진이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8개월 뒤 누리호 4호기가 우뚝 설 발사대에서도 보강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발사대의 핵심 설비인 엄빌리컬(umbilical·탯줄) 타워 옆에는 새로운 구조물을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양성필 항우연 선임연구원은 “발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염에서 발사체를 보호하기 위한 물 분사 시스템을 개량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빌리컬 타워는 누리호에 전기와 추진제를 공급하는 장치다. 누리호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는 의미에서 ‘탯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각종 지상 장비와 누리호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가 바로 이 엄빌리컬이다.

발사대는 누리호 조립이 시작된 작년 10월부터 본격적인 4호기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자동차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다가 갑자기 시동을 켜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2년 가까이 쉬었던 발사대의 주요 설비도 4호기 발사를 위해 정비가 필요하다.

특히 지난 3차 발사 때 발사대의 헬륨 저장탱크와 지상장비 시스템을 제어하는 장치 간 통신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사가 하루 늦춰진 만큼 관련 설비에 대한 점검도 진행됐다. 양 선임연구원은 “3차 때 문제가 됐던 발사대 설비는 완전히 해결했다”고 말했다.

양성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시스템과 설비 보강 작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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