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맞아 일반시민·출향민 피해지 방문해 이재민 지원 및 폐허 복구
28일 경북 안동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주민대피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이재민들의 재난 심리 회복 상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역대 최악의 산불이 지나간 경북 북부지역에 복구를 도우려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고향을 떠난 출향민과 일반 시민은 물론 약사·한의사 등 의료인도 이재민 지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주말 기온이 갑자기 영상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집과 재산을 모두 잃고 기약 없는 대피소 생활을 하는 고령의 이재민들은 두꺼운 옷가지조차 없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30일 경북 북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5개 시·군에서 활동 중인 자원봉사자는 모두 1092명이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등 단체로 나온 자원봉사자들은 산불 발생 직후부터 재해구호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주불이 잡힌 뒤에도 이재민 대피소 등에서 심리회복 상담 등을 이어오고 있다.
28일 오후 경북 영양군 이재민 대피소인 영양군민회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이불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약사와 한의사들도 나섰다. 대한약사회와 경북도약사회는 전날 이재민 대피소인 영덕국민체육센터 앞에서 1t 화물차를 개조한 이동식 ‘재난긴급약국’을 열었다.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는 이재민들에게 호흡기·근육통 등에 사용하는 약과 파스 등을 무료로 나눠줬다.
대구한의사회는 전날부터 안동과 영덕 등에서 진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봉사활동에 나선 대구·경북지역 한의사는 40명 안팎으로, 대구한의사회는 참여 회원들을 더 모으고 있다. 이재민들이 모두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봉사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출향민도 힘을 보태고 있다. 고향 산천이 잿더미로 변했다는 소식을 듣고 생업도 제쳐놓고 복구에 힘을 보태려 고향을 찾은 이들이 부지기수다. 일반 자원봉사자들도 주말 동안 산불 피해지역을 찾아 불타버린 곳을 정리하거나 복구하는 일을 도왔다. 이재민들의 식사를 챙기기 위한 배식 봉사도 이뤄졌다.
28일 오전 청도군 청송읍 청송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은 무료 이동 지원에 나섰다. 산불 지역 자원봉사센터에서 발급받은 자원봉사 확인증을 역 창구에 보여주면 무료승차권을 발급해주고 있다. 미리 구매한 승차권은 자원봉사 종료 후 다음 날까지 환불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국 각 지자체도 산불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방진 마스크와 생필품 등 구호품을 속속 전달하고 있다. 광주시는 경북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 산불 피해를 본 경남, 울산 등에 재해구호기금 5000만~1억원을 각각 전달했다. 기금은 산불 피해지역 복구와 이재민 구호자금으로 사용된다.
광주시자원봉사센터는 산불 특별재난지역인 경북 청송군 등에 응급 구호키트와 김치·컵라면 등 식음료를 보냈다. 경기도 안양시도 공직자, 사회단체, 시민 등을 대상으로 모금한 성금을 경북 산불 피해지역 등에 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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